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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山오름스케치] 백두대간 44 - 45구간 댓재에서 백봉령까지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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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댓재에서 백봉령 가는 길(댓재~이기령)

頭陀는 번뇌의 티끌을 없애 의식주의에 탐닉하지 않고 불도를 수행하는 불교의 용어이다. 두타산 은 불교의 頭陀에 기인한 山이다. 강원 동해시 삼화동 남서쪽에 위치하고 동해시와 삼척시의 경계에 위치하며 높이 1,357m의 산으로 태백산맥의 主峰을 이루고 청옥산(1,404m)을 포함하여 두타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곳에 삼척의 댓재에서 정선 임계면의 백봉령까지 도상거리 29.2km의 백두대간이 통과한다.

험산 궁곡의 이 구간은 도로가 접하지 않는 곳으로 백두대간 전 구간 중 손꼽히는 魔의 구간으로 여길 만큼  인내와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고 도전의 꿈을 키우는 험산이다. 

100대 명산을 하신 산객이라면 두타산은 여러 번 올랐을 거라 생각한다. 필자 역시 두타산은 여러번 올랐지만 정작 청옥산과 고적대로 이어지는 대간길은 도전의 꿈만 갖는 상상 속의 산으로 존재해  왔고 오늘 그 길을 걷고자 도전을 시작한다. 수없이 쉬운 길을 택하고자 도상을 보고 연구해봤지만 최종 결론은 도전하지 않으면 답을 주지 않을 만큼 요령은 없고 외통수의 구간이다, 두타(頭陀)가 아니라 두타(頭打)이다. 수없이 고민한바, 댓재에서 이기령 마을까지 23.8km를 1차 목표로 하고 이기마을에서 쉬어 간 후 다시 이기령으로 접속하여 백봉령까지 약 14km의 거리를 접속하여 간다. 접속 거리가 왕복 7.6km 더 필요하니 그리 효율적이지 못함을 익히 안다. 걸음이 빠르지 못한 나로서는 무박으로 진행하지 않으면 어차피 하루에 이어감은 무리라 생각하고 후자를 선택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즐기며 어둠 속이 아니라 환한 백두대간의 풀잎 소리와 가을빛, 가을 하늘을 천천히 걸으며 눈에 담아 올 것이다.

 

 

두타산 정상
고적대에서 바라본 두타.청옥산 풍경/ 왼쪽 아래로 동해 무릉 계곡

 


아래 도표와 같이 심한 표고차가 험산임을 입증한다. 남진을 한다면 청옥산에서 두타산을 오르는 구간과, 북진을 한다면 상월산을 지나 1022봉이 가장 힘든 구간이 될 거라 체험한 결과다. 한마디로 오르惡 내리惡이 수없이 교차하며 생각이 깊어지는 구간이다. 

 

 

 

 

 

산행코스 댓재 - 두타산 -청옥산 - 고적대 - 갈미봉 - 이기령 -상월산 - 원방재 - 1022봉 -백봉령


2020년 9월 19일 새벽 05시 30분 댓재 휴게소에 도착하니 가로등만 환하게 밝혀주고 주차장엔 여러 대의 차가 있으나 등반 채비를 하는 분은 없고 높이 810m에서 부는 바람이 체내에 한기를 밀어 넣는다. 도대체 그 뜨거웠던 여름이 지난 지 얼마라고 시간을 넘어 겨울 속으로 빨려 들어온 느낌으로 삭막하기까지 하다. 

 

 

 

댓재휴게소

 

 

 

간단히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분주히 채비를 하니 어둠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다

 

 

 

 

 

 

백두대간 통과지점인 햇댓등은 한 달 전 다녀갔으니 이번에는 시간을 줄이고자 햇댓등을 생략하고 곧바로 댓재 삼거리로 치고 올라간다 06시 30분

 

 

 

낙엽송사이 임도 같은 초반 등산로
삼거리 도착

 

 

 

30분 정도 오르니 한기를 밀어내고 체내에 온기가 들어온다. 고어텍스 바람막이가 거추장스러워지기 시작하고 이마에 땀이 맺힌다. 동해 방향으로 어느덧 해뜨기 전 여명을 보고 걸음을 재촉하며 지나간다. 댓재에서 두타산 오르는 길은 대부분 육산이고 나뭇가지에 가려 대부분 조망을 보기 어렵다. 간혹 보이는 장소는 넘실대던 운해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맑고 청량한 날씨에 바람까지 시원하게 불어와 최적의 산행 조건이다.

아무도 없는 새벽의 숲 속 공간에서 일행과 함께 묵묵히 오른다. 새벽 산행객은 혹시도 모를 주변의 소리에 민감 한지라 가끔씩 바람에 떨어지는 도토리 소리가 어찌나 큰지 탁! 탁! 소리에 흠칫하기도 한다,

 

 

 

 

 

 

 

08시 통골재에 도착 

우리보다 먼저 온 부지런한 산객들이 열심히 인증하고 있다. 반가움에 말을 걸어본다. 두타산, 덕항산, 응봉산 3 산을 목표로 하고 계신다 한다. 체력들이 얼마나 들 좋으 신지 블야 산행 제한이 풀리고 어느 틈엔가 1일, 2~3 산이 기본처럼 된 것 같다. 이분은 이정표 좌측으로 번천리 쪽에서 올라오셨다 한다. 그쪽도 길 상태는 좋다고 한다. 번천리 쪽 길은 두타산을 지나지않고 박달재로 바로 합류되는 곳이기도 하다.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투구꽃이 온 산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투구꽃

 

 

 

통골재에서 약 700미터 오르는 길이 두타산 오르는 마지막 깔딱이다. 힘들게 올라왔으니 보상이라도 하듯이 넓은 공터와 앉아 쉬어 가라는 듯 신갈나무가 서비스하고 있다. 내가 올 때마다 '의자 나무'라 칭해준 녀석이다. 

 

 

 

 

 

 

 

 

샘터에 오르고 그동안 스쳐 지나가던 샘터를 오늘에야 가본다. 90미터 내려가면서 다시 올라올 생각 하니 살짝 망설여진다. 인간 마음이 간사한 건지 가방에 물이 넉넉하니 그런 생각이 든다. 야영하는 산객들과 물이 없는 길손에게 생명수와 같은 식수이다. 

 

 

 

 

 

 

 

 

맑고 시원한 물이 샘에서 충분히 흐른다. 비박을 하는 등산객이 애용하는 샘터이다. 구간 중 식수를 얻을 수 있는 장소는 두타산과 청옥산 남사면 50미터와 고적대 북사면 쪽인데 이곳은 사실 멀어서 선뜻 가기 쉽지 않은 장소이다.

 

 

 

 

 

 

 

정상 오르기 직전 왼쪽으로 가야 할 마루금이 선보인다. 아련하다... 보기에도 웅장한 저 능선을 바라보니 시원함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청옥산과 고적대 갈미봉으로 이어지는 하늘 마루금이 흡사 철통 방어의 아이콘 '나바론 요새'를 연상케 한다. 

 

 

 

 

 

 

 

여유

 

 

 

 

함께 동행한 4인방. 두분이 오늘 100명산 어게인 첫 인증이라 의미가 있는 대간 길이 될것 같다

 

 

 

 

09시 30분 정상에는 동해시와 삼척시의 경계라 정상석이 2개가 있다. 산행후기에서 혈세 낭비로 가끔 지적당하는 부분이다.

 

 

 

 

 

하늘도 아름답고 포즈가 너무 좋습니다.

 

 

두타산 정상
어수리

 

 

 

잠시 휴식을 거치고. 박달령과 연칠성령을 거쳐  청옥산을 향하여 출발한다

 

 

 

 

두타산 정상에서 급한 내리막을 어느 정도 내려오면 비로소 박달재까지 무난하게 길을 걷는다. 주변에는 잡목처럼 우거진 신갈나무가 산 아래를 점령하고 있다. 곧게 뻗지 못한 도토리 형제 나무들이 시위라도 하듯 등산로 길을 막아선다. 태풍으로 동해안 지역에 큰 피해가 있던지라 걱정을 했는데 아직까지는 등산로는 잘 유지돼있고 제초도 아주 잘 돼있었다. 고적대 이후로는 산죽과 풀이 자라 등로폭이 좁아 불편했다.

 

 

여기저기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고

 

산림청 이정표

 

박달령 가는 길에 자작나무가 눈이 부시도록 하얗다. 칙칙한 참나무 사이로 빛에 반사하여 숲을 환하게 밝혀준다.

 

 

 

박달재를 통과하며 이곳에서 무릉계곡으로 빠질 수가 있다. 무릉계곡 하산로는 연칠성, 청옥산, 고적대 삼거리까지 세 군데가 더 있으며 여기까지 산행하는 산객들이 대부분이었으며 고적대 이후로는 대간을 진행하는 산객들이 거의 없었다. 등산로는 점점 거칠어지며 남진을 할 때는 두타산 오르기까지  힘을 짜내야 할 구간이다.

 

 

 

곧이어 도착하는 문바위재, 청옥산을 오르기 위한 오르막이 시작된다

 

 

 

힘겹게 오르니 학등에 이르고 청옥산이 시야에 보인다 11시 50분

 

 

가을 하늘에 서둘러 단풍이 익어 가고 있다.

 

 

 

11시 50분 청옥산 도착. 주변에 헬기장이 있고 110미터 앞에 샘터가 있어 식수를 구할 수 있어 야영하는 산객이 많은 장소이다. 우측으로 무릉계곡으로 빠질 수 있고 정상석 뒤편 중봉리로 빠지는 길이 있으며 1981년에 세워진 옛날 정상석이 있다. 이정표가 잘 돼있어 큰 문제는 없으나 정상이 넓어 악천후 시 길을 잘 잡아야 한다.

 

청옥산은 높이 1404m로 두타산 보다 높다. 백두대간의 고적대와 두타산의 사이에 있으며 태백산맥과 백두대간의 주능선이다.

 

청옥산 헬기장

 

 

큰 산을 여러 번 가파르게 올랐으니 또다시 끝을 모르고 내려간다. 그래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가을 하늘의 구름을 보며 지나가는 대간길이 마냥 행복할 뿐이다. 곧이어 지나갈 고적대를 잊은 채... 연칠성령에 올라온다.

 

연칠성령 連七星嶺

인조 원년 명 재상 택당 이식이 중봉산 단교암에 은퇴하였을 때 이곳에 올라 서울을 사모하여 망경(望京)한 곳이라 전해진다

 

 

 

상징적인 돌탑이 있는데 과거 동해와 삼척을 오가는 길손들이 이렇게 돌을 올리며 무사와 안녕을 기원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연칠성령 돌탑

 

고적대를 향하여 5분여 지나면 우측으로 커다란 돌덩이가 나타나는데 이곳이 망군대이다. 후기에 보면 위에 돌탑과 조망이 뛰어나던데 내려올 일이 걱정되어 못 올라가 본다. 인조 원년 명 재상 택당 이식이 군주를 사모한 곳이라 전한다.

 

 

온순한 길을 지나며 고적대 0.5km 지점을 통과한다. 지금부터 오르樂에서 오르惡으로 길이 바뀐다, 북진 댓재~이기령 구간 중 가장 힘든 구간으로 기억된다,

 

 

오르고 또 오르고 500미터가 이렇게 길게 느껴질 줄이야 두타의 번뇌가 쌓여간다.

 

 

뒤돌아본 청옥산과 두타산

 

 

또 뒤돌아 보고

 

 

무릉계곡과 멀리 동해

 

 

당겨보니 쌍용시멘트 공장과 선적을 위한 항구가 보인다. 아래쪽은 무릉계곡의 비경

 

 

가야 할 방향의 갈미봉의 천 길 벼랑이 보이고

 

 

지쳐 가다서다를 반복하면  이 길을 내가 왜 걷고 있나 자괴감마저 들 때도 있더라

왼발 뒤꿈치에 염증이 있어 출발 전 진통제 두 알을 먹었는데 약발이 다했는지 통증이 온다. 그래도 가야 한다. 도망칠 곳이 없다. 사연 많은 산은 봤어도 쉬운 산은 보지 못했다. 힘내자!!

 

안전로프는 새로 설치된 것 같다

 

오후 1시 30분 고적대 정상에 선다. 구간 중 함 든 부분을 지나고 지금부터는 갈미봉을 향해 다소 수월한 산행을 이어갈 것이다.

 

고적대 정상
삼각점에서 의기투합
개쑥부쟁이

 

고적대를 내려와 갈미봉을 향해 간다. 이곳부터는 가지치기가 되지 않아 잔가지가 얼굴을 때리며 걸음을 훼방한다.

얼마를 내려와 조망터에서 멋진 뷰를 선사한다

 

 

무릉계곡으로 빠지는 마지막 하산길이지만  경고판으로 보아 조난 위험이 있는 험준한 곳인가 보다. 백봉령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드디어 이정표에 백봉령이 쓰여 있다.

 

 

얼마 안 가서 다시 멋진 조망이 나오고 깎아지를듯한 절벽  뒤로는 박달재의 마루금을 배경으로 구상나무와 함께 잘 어우러져 있다.

 

산부추

 

오후 3시 30분 갈미봉에 도착하고 인증한다.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으니 휴식 시간이 많아 지체됐다.

 

갈미봉 정상 / 이기령 갈림길

 

갈미봉에서 계속되는 내리막 길로 이기령을 향해 간다. 느루봉을 넘지 않고 사면으로 가다 보면 너덜길을 만나고 좌측으로 계곡의 물소리가 제법 크게 들리기 시작한다. 이기령에 가까이옴을 직감한다.

 

 

혹시라도 발목을 접칠까 조심스레 걷지만 돌길에 발이 아프다

 

 

오후 5시 이기령 1.1km 지점  벌써 숲속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자작나무와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며 쉼터에 도착하며 부드럽고 편안한 숲길은 힘든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느낌처럼 마음이 놓인다.

 

 

오후 5시 30분 이기령에 도착한다. 약 20km 11시간, 쉬엄쉬엄 왔지만 너무 많이 지체되었다.  여유 있는 산행이라 만족한다.

이기령은 넓은 공간에 평상도 준비돼있고 주변 150m에 샘터도 있어 구간을 끊어서 야영을 하는 최적의 장소이다. 오늘 숙박하기로 한 잎새 바람은 이기동 방향으로 3.8km 가면 이기마을에 위치한다. 동해로는 승용차로 불과 일이십분 거리 이고 콜택시도 가능하다. 숙박을 하고  계획대로 아침에 이기마을~백봉령 구간을 접속하려 한다.

 

 

아뿔싸!
이기마을은 임도로 적당히 내려가 농로 따라 산아래 중턱 마을쯤 있는 줄 알았는데 산행후기에서 보던 것 과 딴 세상 이었다.

우선 이번 태풍에 임도가 유실되어 산길보다 못한 자갈밭으로 변했다. 3.8km 경사를 대부분 이런 자갈길로 내려가야 한다. 구간별로 매우 급한 경사길이다. 이 길을 다시 올라 접속은 어지간한 산을 하나 넘는 거와 다를 바 없어 잠시 멘털이 흔들린다. 백봉령 까지 남은 거리 10km, 차라리 힘들더라도 하루에 끝낼걸 하며 후회로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어쩌겠나 일단 하루 자고 생각을 해보자 

 

잎새바람 

 

 

 

첫날 댓재에서 이기령 20km, 다시 이기마을 민박까지 3.8km 소요 되었습니다. 식사를 하고 꿀잠으로 하루를 정리합니다. 에피소드 가득한 이기령~백봉령 구간을 계속해서 포스팅하겠습니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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