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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山오름스케치] 백두대간 53구간 설악산 공룡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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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에서 바라본 공룡능선의 위용

공룡능선

 

외설악과 내설악을 남북으로 가르는 설악산의 대표적인 능선으로서, 마등령에서 무너미고개까지의 능선 구간을 가리킨다. 국립공원 100경 중 제1경일 정도로 아름답고 웅장하며, 신비로운 경관을 보여준다.

공룡은 쉽게 접근을 허용하지 않아 날카로운 발톱과 등에 뿔이 달린 거대 공룡 등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외설악의 소공원과 내설악의 오색, 서북능선의 한계령이나 백담사로 올라 무너미고개 또는 마등령 삼거리를 통해 접속해야 한다. 어느 하나 쉬운 코스가 없고 엄청난 체력을 소비한 후에 비로소 공룡능선에 접근할 수 있다. 마치 체력 테스트를 하듯 과정이 필요하고 당일 컨디션에 따라 포기할 수도 있다. 5.1km의 험난한 능선은 거대한 봉우리를 7개를 넘고 무명봉을 넘고 또 넘는다. 이 구간은 탈출구가 없어 쉽게 통과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런 것이 도전을 사랑하는 등산인들의 로망으로 자리한 이유인 것 같다.

도전은 아름다운 것이고 피하지 말자...
백두대간 완주와 명산 100+, 명산 100 어게인을 건강히 완주하는 것이 실천해야 할 나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다.


본격 공룡 사냥에 나서보자

날짜 : 2020년 6월 6일 02시
날씨 : 쾌청

코스 : 소공원 ~ 천불동 계곡~ 희운각 ~ 마등령 ~ 오세암 ~ 영시암 ~ 백담사 약 21km 소요시간 휴식 포함 13시간 정도

외설악 소공원에 도착하면 거대한 천년고찰 신흥사를 통과해야 하고 문화재 관람료라는 적지 않은 입장료를 지불한다. 새벽 두 시 이후나 티켓 발매가 가능하고 좁은 주차장과 함께 철통같이 사용료와 입장료 수입을 받고 있다. 심야에 보이지도 않는 절마당 통행료를 내야 하니 속이 편치 않다.
여하간 03시에 개방되는 비선대 입구까지는 40~50분 소요된다.

 

신흥사 02시 통과

 

천불동 계곡

 

천 가지의 불상을 닮은 봉우리들이 계곡 위 양옆으로 즐비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천혜의 비경으로 가을철 계곡에 물 들 어가는 절정의 단풍이 볼만하고 기암과 계곡 따라 올라가며 만나는 폭포는 가히 절승이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하고 오로지 공룡을 만나기 위해 눈과 귀만 열어둔 채 달빛에 마음을 적시며 묵언 수행하듯 걷는다.

어둠 따라 오르면 귀신을 닮았다는 귀면암에 오르고 태풍에 살신성인으로 등산객을 구조한 안내원의 비문이 동판으로 제작되어 돌에 붙어있는데 부식되어 글 확인이 어렵다. 조용한 양폭대피소에는 코로나 19로 인하여 숙박이 불가능해서 관리인만 상주한다.

 

천당폭포를 만나고 랜턴 불빛에 폰 사진을 찍어본다.
다녀간 길이라 구간별 코스가 기억에 있어서인지 지루하지 않게 오르며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 또한 상쾌하다. 아직 심한 오르막은 없고 꾸준히 오르며 힘들만하면 정비된 데크길이 도와주며 최적의 길을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 길은 하산길의 악명 높은 길이기도 하다. 양폭 이후는 본격 급격한 오름이고 무너미 전망대 도착 전 600미터는 힘겨운

깔딱 오름이다.

양폭 이후 급해진 경사는 무너미고개 전 0,6km 에서 극에 달한다. 깔딱 고개다. 과장된 표현으로 돌계단이 코끝에 닿을 정도로 가파르다. 연두색 숲 위로 보이는 작은 하늘은 이미 환히 동트고 있었다. 무너미 전망대에서 일출을 볼 수 있을까? 04시 55분 쉼 없이 올라감 볼 것 같아 서두른다.

 

무너미 전망대와 뒤로 신선대가 호령하듯 버티고 서있다

 

 

최고의 포토타임을 간발의 차로 놓쳤지만 천불동 넘어 동해로부터 솟는 해돋이 광경이 감동이다. 오전 05시 20분 소공원 매표소

출발한 지 3시간 20분 내 수준에선 거의 날아왔다

 

 

 

보수 중인 희운각 매점이 07시에 열린다. 할 수 없이 빈 수통에 물을 보충해간다. 05시 36분

 

 

 

 

공룡의 입구는 새들도 잠 들은 듯 고요했고 순하게 열려있는 길은 유혹하듯 나를 이끌고 깊은 곳으로 서서히 인도한다.

 

무너미고개 우측이 공룡능선 입구

 

신선대로 오르는 통과 의식일까 첫 관문이 가파르게 이어지고 이곳을 통과해야 공룡의 등을 탈 수 있는

티켓이 주어지나?

 

긴장한 탓일까 다리에 힘이 살짝 빠진다. 가파르다~
첫 관문 마지막 저위에 오르면 어떤 풍경일까...

 

감동!! 한동안 넋을 놓고 그냥 바라본다. 짧은 탄성 외에... 특별히... 공룡과 나의 첫 대면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국립공원 100경 중 제1경의 위용이다.

 

파노라마로 펼쳐보자

 

범봉의 웅장함과 이어진 천화대 그리고 멀리 구름 아래는 푸른 동해바다 일 것이다

 

범봉을 당겨 보고

 

 

 

능선 좌측 공룡의 이빨을 닮았다는 용아장성과 뒤로는 귀때기청봉의 서북능선이 펼쳐있다.

 

 

 

 

고개를 돌려 신선대서 바라본 대청 중청 소청 삼 형제

 

 

 

 

신선대를 지나 기암의 절경을 바라보며 내려오면

 

 

 

 

 

 

기암 사이로 열린 공룡의 실체가 점점 가깝게 눈에 들어온다
중앙에 가장 높은 공룡능선의 지존 격인 1275봉 큰 새봉 뒤로 나한봉이 관측된다. 공룡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뒤돌아 걸어온 신선대를 바라본다. 오른쪽이 대청

 

설악의 야생화를 보는 재미에 지금 까지는 발걸음이 가볍다. 바위 능선의 가끔 불어오는 바람이 인공지능 에어컨이 따로 없다. 금강 봄맞이꽃과 조팝꽃이 한창 피고 있더라

 

 

 

 

짧지만 착한 길도 나오고 여기까지는 공룡 별거 아니네? 자신감 충만했다... 아주 잠시

 

 

후기를 보다 보면 명소가 된 감초 같은 고사목이 뿌리째 뽑혀 등산로 한가운데 누워 있다

붉은 병꽃

 

"기암의 향연" 지금 까지 내가 본 산중에 설악은 최고의 선물이다.

 

"점입가경" 어느 한 장면도 놓치고 싶지 않다

 

가위 바위 보 하자고?

 

아무리 봐도 사람 형상의 얼굴이다~ 공룡의 수호신?

 

오늘 내가 찍은 사진 중 가장 맘에 든다. 맹주 1275봉이 우뚝 솟아 기다리고, 기암에 기댄채 버티는 거대한 고사목 나무뿌리줄기가 신비감을 더한다.

 

다시 신선대 쪽으로 돌아 화각을 잡아보고~ 저 뒤가 칠형제봉 인가?
공룡능선의 암봉은 보이는 각도와 빛의 반사마다 느끼는 감이 카멜레온같이 시시각각 변한다.
카메론 감독은 영화 아바타를 여기서 찍지 왜 장가계를 갔을까? 그 평은 내가 장가계를 봐야 답이 나올 것 같다.😁

 

 

여기서는 쓰러진 고사목도 뷰포인트... 나무에 구멍이 뚫린 이유가 알고 싶어 진다.

 

 

동화 속 마법의 성 같기도 하고, 드라큘라의 성? 영화 속 난공불락의 요새지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내가 지금 있는 곳이 한국인가?
"만약에 신선이 있다면 이곳에 살 것이다" 헛된 말이 아니었네

 

 

얼마나 걸었을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가나 점점 종아리 근육에 피곤함이 온다.
촛대바위

 

뒤돌아 잡아본 촛대바위 내가 보기엔 남근석 같은데...

 

 

 

 

힘겨운 1275봉, 공룡능선의 지존답다. 여기를 통과하면 절반은 온 것이다.

 

 

힘겹게 넘고 또 넘어~ 1275에 안착 오전 09시 26분. 이제 절반 왔고 큰 새봉과 나한봉을 지나면 마등령 삼거리에 도달할 수 있다

 

 

공룡의 실체가 드러난 1275봉 몸통의 등가죽

 

 

 

1275봉에 피어난 귀하신 몸 산솜다리
참 솜다리라고도 한다. 고산지대에서 자란다. 높이 7∼22cm이다. 여러 대가 같이 나오고 자줏빛을 띠며 솜털로 덮인다. 뿌리에 달린 잎은 꽃이 핀 뒤에도 남아 있다. 줄기에 달린 잎은 넓은 줄 모양이거나 거꾸로 선 바소 모양이며 길이 2.5∼4cm, 나비 4∼5mm이다. 잎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잎자루가 없으며 양면이 솜털로 덮인다.
꽃은 8월에 연한 노란색으로 피고 두상화(頭狀花)이며, 6∼9개가 줄기 끝에 둥글게 모여 달린다. 포는 6∼9개이고 둥근 모양이며 길이 5∼15mm로서, 잎처럼 잿빛을 띤 흰색 털이 빽빽이 난다. 포 조각은 3줄로 늘어선다. 열매는 수과(瘦果)로서 긴 타원형이며 짧은 털이 난다. 관모는 흰색이다. 한국 특산종으로 설악산 이북에 분포한다

 

설악산은 지리산에 굳이 비교한다면 거칠고 다이내믹한 암릉 등 보다 남성적이라 할 수 있고 지리산은 이에 반해 흙산이라 그런지 방대하지만 포근하며 곳곳에 수량 또한 풍부하고 대피소 또한 설악산에 비해 많이 있어 장거리 산행이 유리하다. 속칭 어머니의 산이라 누가 칭했는지 적절한 표현이라 생각한다. 두 곳 모두 매력 있는 국가대표 名山이다. 설악산 공룡능선, 힘은 들어도 돌아서면 다시 가보고 싶은 산이고 기회가 되면 가을에 꼭 다시 오고 싶다. 산행이 막바지에 접어들수록 체력의 안배가 중요하다. 지칠 대로 지친 다리는 중력의 힘에 힘이 더 가고 기계적인 본능에 의지되어 설악산 같이 너덜겅이 심한 곳은 부상을 당하기 십상이라 하산 시에는 정말 조심하곤 한다.

공룡의 지존 1275봉과의 만남 역시 쉽지 않았다. 공룡의 마지막 자존감이었는지, 지치도록 허락하지 않고 저항을

한다. 오르락내리락 아! 이래서 공룡 공룡 하는구나...
오후 들면서 공룡능선을 찾는 산객은 마등령 쪽에서 부쩍 늘어나 좁은 교차로는 통행 속도를 저하시켰고 특히 신선대 쪽과 달리 나한봉은 낙석이 굉장히 위험했다. 서로 다른 지질 같다. 성질 급한 산객들이 등산로를 이탈해 돌무더기로 질질 끌며 내려와 낙석을 유발한다. 본인도 위험하지만 오르는 산객 역시 매우 위험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숨이 턱밑까지 차 오름에도 꿋꿋이 마스크 산행을 하는 산객이 존경스럽다.

사진의 건너편에 중앙에 보이는 큰 새봉을 지나 나한봉을 경유하면 암릉은 끝이 나게 된다. 우측의 하늘선과 맞닿는 곳이 마등령에서 미시령으로 넘어가는 비법 구간인 황철봉

 

 

 

큰 새봉으로 이동 중 운해에 휘감기는 천화대의 멋진 풍경을 접한다. 오늘은 날씨도 쾌청하고 운이 아주 좋다

 

하늘선 끝 마등령 지나 세존 봉이 고고히 자리하고

세존봉 : 설악산국립공원 외설악 지구에 있는 마등령 동쪽 오르막길에 삐죽 솟은 암봉(巖峰)으로 해발 1186m이다. 명칭은 석가세존(釋迦世尊)에서 따온 것이다.

얘는 또 뭐니~~ 가만 보니 머리에 족두리를 쓰고 있네? 시집가는가... 쭉 당겨 보니

 

왕관봉 : 천화대에 있는 20개의 기암 중 하나로 천화대는 릿지 등반의 명소라 한다. 희야봉과 왕관봉 사이의 칼바위 능선을 통해 범봉을 지나 공룡능선으로 연결이 가능하다고 한다. 꿈꾸지 말자 바위타는 선수들 얘기다.

 

 

불교의 수호신 나한에서 유래된 나한봉

저 봉만 넘으면 잠시 너덜겅 지대를 지나 마등령 삼거리가 가까워진다. 공룡능선은 마등령에서 무너미고개로 빠지는 게 수월할 것 같다.

 

마등령 삼거리

11.33분 공룡 탈출

오세암에서 영시암을 거쳐 하산을 시작한다. 
그런데 山寺로 가는 길이 너무 길고 지루하다.
무박으로 진행된 지라 졸려 걷다 여기저기 돌부리를 차며 놀 라들 하네
한참을 내려오니 오세암 0.4km 남았다
오세암 까지 체감은 1km는 더 간다.

 

오세암에서 봉정으로 가는 길

 

 

5세 동자승이 성불하기 까지 슬픈 전설이 담긴 암자이며 원래는 관음암이었으나 성불을 기리기 위해 오세암으로 바뀌었다. 전설의 고향에서 보았던 작은 암자로만 알았던 오세암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영시암
영시암은 백담사에 딸린 암자로 널리 베푼다는 뜻으로 불법을 영원토록 베푼다는 암자라 한다.

 

 

 

백담계곡 맑은 물 따라 하산길이 즐겁다?.... 지루하다.

 

 

 

 

15 : 23 분 통과

 

보수 중인 백담탐방지원센터

 

 

 

설악가

굽이쳐 흰 띠 두른 능선길 따라
달빛에 걸어봐도 계곡의 여운을..

내 어이 잊으리오 꿈같은 산행을
잘 있거라.. 설악아! 내 다시 오리니..

저 멀리 능선길에 철쭉꽃 저쪽에
너와 나 다정하게 손 잡고 갔던 길
내 어이 잊으리오 꿈같은 산행을
잘 있거라 설악아 내 다시 오리니..

잘 있거라 설악아 내 다시 오리니..



□ 소공원 가는 길 □

20:30 속초행 시외버스
22:00 도착 후 시외터미널 근처 심야식당
01:00 소공원 택시비 15,000
02:00 소공원 매표 후 입장 3,500

 

속초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심야식당에서 시간 보내기

 

 

 

 

계절별 운행 시간이 다르니 확인해야 합니다
백담사~용대리 셔틀버스 운행 시간

 

 

백담탐방지원센터 긴 터널의 끝이다. 힘든 산행 끝에 맞는 쾌감이랄까 또 하나를 담긴 버킷 리스트에서 지워간다. 두려움과 걱정으로 시작된 나의 첫 공룡 사냥 일기는 이렇게 마무리하며 지나친 기우였지만 덕분에 안전히 산행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의 설악 네버엔딩 스토리~  가을에 다시 오리 공룡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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