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도래기재는 경북 봉화군 춘양면 우구치리와 서벽리를 연결하는 백두대간의 고개이다.
본래 이 곳에 조선시대 역(驛)이 있어서 도역마을이라 불리다가 도래기재로 변음됐다고 합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도력현(道力峴)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 고개를 넘어서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으로 갈 수 있습니다.
산행일자 : 2020년 12 월 5 일(토)
산행거리 : 도래기재 - 옥돌봉 - 박달령 - 선달령 - 늦은목이 - 생달마을 14.8km
차량이동 : 승용차
차량회수 : 부석택시 054-633-3103, 010-3538-3103, 4만원
포스팅
오늘은 백두대간 남진 38구간 도래기재에서 늦은목이까지 진행합니다. 도래기재 ~늦은목이 구간은 전체적으로는 볼거리 없이 반복되는 오름과 내리막을 연결하는 마루금의 백두대간입니다.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예보된 가운데 알람 소리는 새벽을 깨웁니다. 잔뜩 움츠려진 어깨에 찬 공기를 마시며 봉화군 춘양면으로 출발합니다. go~go~
짙은 어둠이 가시지 않은 도래기재는 영하 10도를 가리키고 있고, 을씨년 스러운 매서운 바람에 산행 채비를 하기가 망설여집니다.
김밥에 커피 한잔으로 식사와 워밍업을 시도한 후 6시 30분 출발합니다. let's go
도래기재 ~ 박달령
목책계단을 따라 랜턴 빛에 의지하며 아직 풀리지 않은 몸을 한 계단 한 계단 오릅니다. 새벽녘 코 끝으로 전해오는 차가운 공기는 체온으로 덥혀져 겨울 숲으로 빠져나갑니다.
수많은 대간꾼들 표식기로 포장된 울타리. 무엇을 위한 수많은 표식 시그널일까? 하나라도 들머리 철책보단 정말 필요한 산속의 길잡이 시그널로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단 생각입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이어진 대간은 접속 구간 없이 대간 능선으로 곧바로 오릅니다. 늘 그렇듯 백두대간의 시작은 능선길까지 어프로치 하는 구간이 어렵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터라 궁시렁 없이 그러려니 하며 체온을 올려갑니다.
산 넘어 동쪽 멀리 여명은 어둠을 밀어냅니다. 서서히 붉은 태양이 솟구치고, 겹겹 산그리메는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 옵니다. 차갑기만 하던 겨울 숲은 따스한 온기가 깃들기 시작하며, 등산로 돌계단 된서리에 하얗게 얼어붙은 낙엽이 겨울임을 실감합니다.
동쪽 하늘, 낙동정맥 최고의봉 백야산이 지나가는 주변 마루금의 모습
옥돌봉 오르기 전 철쭉 터널의 모습입니다. 봄이 되면 다시 이곳에 찾아봐야겠습니다.
생태보전 숲의 서식하는 다양한 수목을 안내합니다. 특이한 점은 소백산권에 가까울 질수록 소나무 군락이 주를 이루는데 멋진 소나무를 춘양목이라 하더군요. 뒤에 다시 포스팅하겠습니다.
이 구간의 550년 터줏대감 철쭉입니다. 대간에서 우회하여 살짝 벗어나 있습니다.
별도의 데크를 마련해 보호수를 관람하도록 하였어요
거대한 철쭉, 비록 꽃이 없다 하나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당합니다.
이 정도면 神木이라 불릴 만큼 대물입니다
550년 보호수 철쭉에서 잠시 오르면 옥돌봉을 알리는 트랭글 배지를 줍니다.
옥돌봉
높이 1,242m. 소백산맥 북동부에 솟아 있으며, 주위에 시루봉(1,093m)·문수산(1,206m)·구룡산(1,346m) 등이 있다. 능선이 사방으로 뻗어 있으며, 동쪽·북쪽 사면보다는 서쪽·남쪽 사면이 비교적 급경사를 이룬다. 운곡천이 발원하는 동쪽은 하곡을 이루어 낙동강 상류가 되고 서쪽과 북쪽에서 발원하는 물은 남한강의 상류를 이루어 낙동강과 남한강의 분수령이 되고 있다. 남쪽의 주실령(776m)과 서쪽의 박달령(1,017m)은 각각 영주시와 충청북도 단양군으로 통하는 길목이며, 동북쪽의 도래기재[道驛嶺]에 있는 금정 터널은 춘양면과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을 연결하는 주요 교통로로 이용된다.
옥돌봉이라 하였으나 정상석은 옥석산으로 표기돼 있습니다.
문수지맥 분기점이기 도 합니다.
박달령 방향 이정표가 바닥에 떨어져 나 뒹굴어 다시 걸어놓았는데 심한 바람이 불면 다시 떨어질 것 같습니다.
옥돌봉 건너편은 헬기장이고 표식기가 있어 따라 가보니 옥석산이란 표지판이 세워져 있군요. 뒤로도 등산길처럼 보이는 곳이 있으나 이쪽으로 가면 안 됩니다.
조금 내려오면 주실령 갈림길을 만나고
쉼터 의자에 백두대간 길 안내표지를 친절히 올려놓았군요
옥돌봉을 지나며 급한 내리막을 내려갑니다. 수북이 쌓인 낙엽 속 돌계단이 부담이 되니 주의해야 합니다. 비탈진 산을 돌아 경사면으로 지그재그로 내려가는 편안한 겨울 숲길을 지나갑니다.
한 여름 하늘을 가리던 신갈나무 숲은
겨울이 되며 하나, 둘 낙엽이 되어 바닥에 떨어집니다.
나목(裸木)이 되어버린 숲은 걸친 것 없이 선채로 겨울을 보냅니다.
나무는 홀로 서 있지만,
땅 밑 뿌리는 서로 의지하고 소통하며 겨울을 납니다.
떨어진 낙엽들은 벌거벗은 나무의 뿌리를 덮어 주고 새봄, 동토를 녹이고 나뭇가지마다 초록의 희망이 싹틀 때
사람들은 그것을 숲이라 부릅니다.
숲은 사람을 버리지 않지만,
사람은 숲을 버리기도 합니다.
그리 힘들지 않은 빨래판 고개를 넘다 보면 어느새 성황당 아래 박달령에 도착합니다. 산아래 임도에서 인기척과 함께 뜻밖의 반가운 산객들을 만납니다. covid-19로 단체 산행이 중지되어 삼삼오오 개별로 다니다 박달령에서 산악회 회원들을 만나게 되었지요. 이산가족을 상봉한 듯 반가움에 한동안 대화를 이어가며 이후로 동행을 하며 저녁식사까지 하고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박달령
위치 : 경상북도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 높이 : 해발 1,009M
선달산과 옥돌봉 중간지점에 위치한 박달령은 경상북도 봉화군과 강원도 영월군을 이어주는 고갯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는 사연을 만들며 넘었을 박달령은 현재 임도가 개설되어 있고, 고갯마루에는 산령각(山靈閣)이 있어 매년 4월 초파일에 고사를 지내고 있다. 옛날에 부보상(負褓商)들이 많이 드나들었다고 전해지며 그 부보상에 의하여 발견된 약수가 오전약수라고 전해진다. 2005년 12월 현재 고갯마루에는 산령각과 함께 정자가 있어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산꾼들의 좋은 휴식처가 되고 있다.
박달령 ~ 선달산
대형 표지석
매년 사월 초파일이면 제를 지낸다 하는군요. 성황당의 모습입니다.
좌측의 넓은 임도는 오전리 약수터로 빠집니다.
쉼터 정자와 화장실이 있고 대간 종주 산꾼에게 기상악화나 체력 방전 시 탈출로 이기도 합니다.
넓은 헬기장의 햇볕이 따사해 이곳서 이른 점심을 합니다. 헬기장을 지나며 선달산으로 이어집니다.
박달령 1.4km를 지나며 멀리 가야 할 선달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좌측 아래 물야저수지를 줄곳 내려보면서 우측 선달산 백두대간을 따라갑니다.
전형적인 육산의 길이지만 박달령을 지나며 기암들이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후기에 보면 공깃돌 바위, 공룡의 알 등 수식어가 붙어 다니는 둥근 바위를 지나가지요. 설악산에서 보면 그냥 평범한 돌덩이지만 여기서는 기암 대접을 받습니다. >. <
150m 아래 옹달샘 갈림길. 비박을 하였는지 비닐 셀터 쓰레기가 바람에 날리어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어요. 이러심 안됩니다~~
손에 잡힐 듯 한 고개를 넘어가면 또 눈앞에 커다란 봉우리가 나타납니다. 6개의 커다란 무명봉과 작은 봉을 징검다리 삼아 올라갑니다. 구간 최고봉인 선달산을 가기 위해 고도를 높여가지만 때론 산비탈 경사면으로 우회하기도 합니다.
커다란 암봉을 우회 안내하여 올라왔으나 막상 아래서 보니 별거 아니더군요. 그래도 안전이 최우선 ^^
1.1km 지점 선달산이 나타나라며 조바심이 나는 지점... 쉬운 구간이지만 한동안 더 가야 합니다.
마지막 안부에서 살짝 힘쓰면 선달산 정상을 만납니다. 삼각점에 발도장 찍고...
정상 주변에는 자작나무 과로 보이는 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늦은 목이 까지는 1.8km 남았고 늦은목이 이후는 소백산 관할 구역이라 현재는 입산통제 상태입니다.
선달령에서 김삿갓문학관과 연결되는 트레킹 코스가 있고 어래산까지 마루금길로 연결됩니다.
선달산 ~ 늦은목이
선달산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과 경상북도 봉화군 물야면 및 영주시 부석면에 걸쳐 있는 산.
높이 1,236m. 소백산맥에 속하는 산으로 북쪽에 매봉산(梅峰山, 1,268m), 서쪽에 어래산(御來山, 1,064m)·형제봉(兄弟峰, 1,178m), 남쪽에 봉황산(鳳凰山, 819m), 동쪽에 옥석산(玉石山, 1,232m) 등이 솟아 있다.
북쪽과 동쪽은 산세가 험한 편이나 서쪽과 남쪽은 산세가 험하지 않고 골짜기가 넓어 촌락이 잘 발달되어 있다. 북쪽으로 흐르는 수계(水系)는 외용리의 기전마을에서 옥동천(玉洞川)으로 흘러들고, 남서쪽 기슭에서 발원한 수계는 남대천(南大川)을 이루면서 북쪽으로 흘러 골어귀 마을에서 옥동천으로 흘러든다. 남쪽 사면으로 흐르는 수계는 남쪽으로 흘러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乃城川)으로 흘러든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선달산 [先達山]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상을 지나면 어래산으로 연결되는 우측 김삿갓문학관 길과 좌측으로 백두대간인 늦은목이로 이어집니다.
늦은목이 가는 길은 매우 급한 경사로, 생달마을 갈림길까지 돌계단과 목책으로 길게 이어져 무릎에 부담이 됩니다.
오늘 보았던 소나무는 모두 이곳에 집중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 큼 많은 長松들이 있었고 금강송인가 해서 후담으로 택시 기사께 궁금해 물어보니 이 지역은 "춘양목"이라 불린다며 상세히 설명해 주시더군요. 또한 소나무가 많아 송이가 많이 채취돼 송이마을로 불린다 합니다.
모든 나무의 으뜸인 춘양목 요약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春陽面)과 소천면(小川面) 일대의 산지에서 자라는 소나무. 또는 그 재목. 나뭇결이 곱고 바르며, 속이 붉고 단단해서 건축재와 가구재 등으로 많이 사용된다. 백두대간을 두고 북쪽으로 모레기재를 넘어간 춘양면 우구치(牛口峙)를 흐르는 물길은 남한강이 되고, 춘양천은 남한에서 제일 긴 강인 낙동강의 상류가 된다. 봉화군 춘양면은 예로부터 이곳에서 나거나 모여드는 소나무 재목인 춘양목으로 이름이 높다. 춘양목은 한옥을 짓는 데에 으뜸가는 목재로 쳤으므로 봉화읍의 청암정(靑巖亭)과 석천정(石泉亭) 같은 조선 중기의 건물과, 흔히 ‘ㅁ’ 자로 이루어진 안동의 세도가나 서울의 반듯한 양반집들은 대부분 춘양목으로 지어졌다.
오후 2시 늦은목이에 도착합니다. 느림보 산행에다 눈에 담고 가슴으로 걸어보자는 백두대간이다 보니 휴식 시간도 많이 소비됩니다. 도래기재에서 7시간 이상 소요되었습니다. 개별 산행의 여유이기도 하지요.
소백산 관할구역 가을철 산불 입산 통제로 갈곶산 방향이 막혀 있습니다. 차량 회수하러 가던 중 보니 곳곳에 산불 감시요원이 길목에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오늘의 백두대간 38구간은 남진으로 무사히 마치고 생달마을 주목 산장까지 예약된 택시를 타러 하산합니다.
외씨버선길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인 경상북도 청송군, 영양군, 봉화군 및 강원도 영월군 등 4개 군이 모여 만든 4색 매력이 있는 길이다. 외씨버선길이라는 명칭은 전체 구간이 조지훈 시인의 「승무(僧舞)」에 나오는 ‘외씨버선’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지게 되었다.
외씨버선길임을 알리는 표식기.
언젠가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트레킹입니다.
늦은목이 ~ 생달마을
춘양목이 가득한 숲길 따라 호흡을 합니다.
포스터 내용을 보니 소백산 국립공원에 이 지역을 포함시키려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늦은목이 입구도 입산통제 현수막으로 막아 놓았더군요.
임도에 이르러 예약택시가 기다리고 산행을 모두 마칩니다. 다음 37구간인 늦은목이~ 고치령 구간은 입산통제가 해제되는 12월 15일 이후로 계획을 해봐야겠습니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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