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괴석과 낙락장송의 기개가 돋보이는 장쾌한 막장봉 암릉 능선
장성봉 [長城峰]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높이는 915m이다. 산 이름은 ‘긴 성’이라는 뜻이며, 멀리서 보면 암봉(巖峰)처럼 보인다. 문경새재에서 속리산 쪽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줄기를 가은읍 서쪽에서 떠받치고 있다.
백두대간 25구간인 장성봉을 가기 위해서는 은티재에서 버리기미재를 지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어느 쪽도 자유롭지 못한 것은 양방향 모두 비탐방구간이 속하기 때문이지요. 초소의 국공직원과 술래잡기 놀이를 하며 법망을 통과하는 방법을 과연 해야 하나? 오늘도 많은 백두대간 도전자들의 딜레마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상적인 장성봉을 인증하기 위해서는 비법정 구간을 우회하여 다녀오는 방법 외엔 없습니다.
그동안 딜레마로 남겨 두었던 장성봉 미답지를 다녀오기 위해 휴일에 찾아갑니다.
산행 코스 : 제수리재 - 투구봉 - 막장봉 -장성봉 - 시묘살이 골 -쌍곡휴게소 11.23km 산행시간 6시간 정도(휴식 제외)
제수리재 ~ 막장봉
휴일 아침 10시 조용한 제수리재 정상은 부지런한 산객들의 주차된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특별히 주차장이라기보다는 넓은 갓길 정도가 맞는 것 같고 화장실도 없습니다. 콜택시를 부르기 전엔 제수리재는 대중교통이 없습니다. 그래서 원점회귀하거나 시묘살이 골로 하산할 경우 쌍곡휴게소에서 3km 도보로 차량 회수해야 합니다. 시간은 50분 정도 소요됩니다. 저희는 후자를 선택하였습니다.
장성봉 4.8km 막장봉 3.6km를 알리는 이정표. 산세가 암릉으로 험산이고 봉을 오르내리는 업다운의 연속이라 체력소모가 많습니다. 보통 산행 시간만 5~6 시간, 사진 촬영 휴식 등 고려하여 여유 있게 산행 계획을 잡으면 좋습니다.
초반 산행은 특별함 없이 참나무와 소나무, 잡목 등이 우거진 겨울 숲의 고도를 올려갑니다. 오늘의 날씨는 주간 최고 18도의 완연한 봄이었고 바람마저 훈풍으로 느낄 만큼 산행 조건은 아주 좋았고 단지, 해빙으로 녹은 음지쪽 땅이 아주 미끄러워 산행 동안 애를 먹었습니다.
고릴라 바위라는데 "요리보고 조리 봐도" 머가 고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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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간 급하게 오르면 재미있는 바위가 나오지요. 이미 산행후기로 잘 알려진 이빨 바위의 등장입니다,
치아상태를 설명하는 닥터 B "비가 내려서 이빨 좀 씻어내야겠어요~"
이정표는 잘돼있어 문제는 없지만 버섯 채취로 유명한 산이라 등산로 외에 오솔길도 자주 보입니다. 후기에 보면 원점 회귀 중 알바가 있던데... 이런 원인이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요.
트랭글이 울리며 알리나 진짜 투구봉은 더 가야 합니다. 점차 바위산의 모습을 서서히 드러냅니다,
멀리 대야산과 뒤로 속리산의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희미한 실루엣으로 비춰지는군요.
오늘 구간은 데크 계단 하나 없는 자연 친화에 가까운 등산로입니다. 주의해야 할 구간이 있고 특히 겨울철과 해빙기 때 암릉과 지면이 상당히 미끄럽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레 올라
서로를 끌어주며 안습니다.
힘겹게 오른 후 보상처럼 따르는 경치는 산행의 묘미입니다. 발아래 첩첩이 포개 안고 있는 산줄기가 장관을 이루고 소나무의 고장답게 온 산이 푸른빛으로 발하고, 점차 새봄의 기운은 겨울을 품어 안은채 떠나보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투구봉을 향 하던 중 멀리서 보이던 소나무 두 구루...
투구봉의 명물 부부송 이라는군요... 누군지 이름도 잘도 갔다 붙이는군요.>. <
커다란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거친 풍파를 홀로 이겨내야 비로소 명품 松으로 거듭나지요. 혼자였으면 외로울 텐데 둘이라 다행이군요. 부디 천년을 견디어 명품 노송으로 속세에 즐거움을 주시게나
투구봉을 내려오면 맞은편에서 보는 투구봉입니다. 왜 투구라 이름 지어졌는지 보입니다.
투구봉을 조심스럽게 내려와 의자 바위를 향합니다.
뒤돌아 투구봉을 다시 보고
암릉을 힘겹게 다시 오르면 명물 의자 바위와 뒤로 대야산의 마루금이 펼쳐집니다.
바위를 따라 돌아가면
ㄱ 자로 휘어진 멋진 낙락장송이 발길을 잡습니다. 이러니 산행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지요.
막장봉 가는 길은 여러 개의 로프를 만납니다.
수직에 가깝지만 디딜곳이 많아 어렵지는 않아요. 모두 조심스레 내려갑니다.
막장봉 방향으로 댐 바위, 일명 치마바위가 보입니다.
가까이 당겨봅니다. 댐 바위 위로 초식공룡 프로토케라톱스를 닮은 거대한 바위가 길을 막고 있지요. 저곳의 갈라진 바위틈을 빠져나갑니다.
댐 바위 슬랩에 붙어 있는 바위가 어떻게 견디는지 궁금하군요.
댐 바위 상단은 포장도로처럼 곧게 길을 내줍니다. 기암괴석과 노송의 자태가 그저 감탄스러울 뿐입니다.
뒤돌아본 걸어온 길을 보고
삼형제바위
통천문을 통과
얼마 가지 않아 코끼리를 닮은 거대한 바위입니다.
막장봉 ~ 시묘살이 골
막장봉에 도착. 장성봉은 1.2km 더 가야 합니다. 광산의 갱도 같다는 시묘살이 골 위에 있다 하여 이름 지어진 막장봉. 왠지 막장이란 이름이 섬뜩하군요. 주변에 악휘봉 역시 그렇고... 마귀할멈통시바위등 이름이 다 살벌해요
막장봉에서 장성봉 하산길 역시 거친 구간입니다.
절말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좌측으로는 절말, 직진하면 장성봉까지 1km 다녀온 후 시묘살이 골로 하산할 겁니다.
장성봉에 도착합니다. 우측으로 버리기미재 백두대간 진입로가 있고 장성봉의 주변은 숲에 가려 특별한 조망은 없습니다. 십자석에 발도장 찍고 하산을 시작합니다. 쌍곡주차장 까지 6.2km
건너편 희양산의 거대 암봉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절말삼거리에 돌아온후 시묘살이골로 하산 시작. 급한 내리막 길에 엉덩방아 한번 찍고... 아주 미끄럽습니다. 어느 정도 내려온 후 길은 다시 온순해지고 계곡을 수없이 넘나들며 갑니다. 자칫 길을 놓칠 수 도 있으나 곳곳에 안내 리본이 고맙기만 합니다. 계곡 역시 아직 봄을 기다리고 있군요.
참나무와 잡목으로 우거진 원시림의 상태는 국립공원지역이 맞나 싶을 정도로 원시림 그 자체입니다.
은선폭포 역시 차가운 얼음장으로 꽁꽁 얼은채 봄을 기다립니다.
쌍곡폭포가 가까워 오고 양지 바른쪽 얼음을 녹이고 흐르는 물소리는 봄이 다가옴을 알리지요.
칠보산 갈림길 통과
칠보산의 살구나무골과 장성봉의 시묘살이골 계곡수가 합쳐지는 쌍곡폭포입니다.
한 여름이면 많은 수량으로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이지만 아직 수량이 많지 않습니다.
탐방소를 통과하며 산행을 종료 합니다.
먼저 달려가 차량회수까지 하신 준족의 박대장입니다.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제수리재에서 장성봉을 거쳐 쌍곡 주차장까지 체력소비가 많은 쉽지 않은 코스였습니다. 기암괴석과 노송의 자태가 암릉의 기개와 잘 어울리는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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