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 따라 길 따라

귀때기청봉이 싸대기 맞은 이유를 찾아 떠나본다

반응형

 

 

 

블랙야크 명산 100+ 산따라가기 no.4


귀때기청봉

설악산의 서북능선에 있는 봉우리로서 높이는 해발 1578m이다. 중청에서 서쪽 끝 안산까지 이어지는 서북주릉상에 위치하는 봉우리이다. 한계령 삼거리 분기점을 기준으로 좌측 1.7 km에 위치하고 우측으로는 대청으로 이어진다. 명칭은 이 봉우리가 설악산의 봉우리 가운데 가장 높다고 으스대다가 대청봉·중청봉·소청봉 삼 형제에게 귀싸대기를 맞았다는 전설에서 붙여진 것이라고도 하고, 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바람이 매섭게 분다 하여 붙여진 것이라고도 한다.

오늘의 진행코스는 한계령 - 한계령삼거리 - 귀때기청봉 - 1408봉 - 대승령 - 장수대분소 약 13km로 당초 9시간이면 여유 있는 산행이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험난했고 무엇보다 복병인 더위가 발목을 잡았다.

 

 

 

 

 

이른 아침 한계령 휴게소의 모습과 뒤로는 내설악의 칠형제봉이 조망된다.

 

 

좀 더 가까이 당겨본 모습. 마주 보는 한계령과의 사이에는 흘림골과 주전골의 아름다운 계곡이 자리 잡아 수려함을 자랑한다.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발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내리네

아 그러나 한줄기 바람처럼 살다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다니는

 

양희은   한계령 노랫 말 중에서


휴게소 뒤편 계단을 오르면

 

 

설악루가 나오고 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한계령의 길을 뚫는 과정에서 희생된 군 장병 7명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위령비

 

어쩌다 옆으로 자란 나무가 등산로를 막아서 통과하기 위해 산객이 절을 하며 지나가는데 옆으로 우회로도 나있더라
척박하게 자랐으나 인간에게 절을 받는 나무가 되었구나...

 

 

제일 먼저 붉은 병꽃이 반기며 산행 내내 많이 볼 수 있었다.

 

붉은병꽃
물참대 

 

 

한계령 휴게소에서 초반 1km는 시작부터 돌계단의 급한 오름이라 매우 힘들다. 이후에는 다소 유순해지고 데크가 있으나 역시 급하고 삼거리전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계령 삼거리전 멋진 기암이 조망된다. 그 모습이 마치 나폴레옹 같다 하여 나폴레옹 바위로도 불리는데 내가 보기엔 도포를 둘러 입은 김삿갓이 더 어울려 보인다.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한다. 귀때기청봉 까지는 불과 1.6km이나 너덜겅 지대라 쉽게 오르지 못한다.

 

 

악명 높은 너덜겅 지대의 시작이다.
날카롭고 뒤죽박죽 바위 틈새는 자칫 실족은 큰 부상으로 이어지니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천하의 비경이다. 어느 산객이 넋을 잃고 숙연히 바라만 본다. 소중 한 자연을 지켜 가는 건 우리 인간의 몫이고 후대에게 그대로 대물림해주어야 한다. 그저 우리는 잠시 호사스럽게 빌려 쓰고 있다는 사실...

 

 

비가 오면
미끄럼에 주의해야 할 것 같다. 너덜 바위 위를 걷는 게 조심스럽고 폭염에 바위의 복사열이 그대로 얼굴에 전해져 너덜겅 지대에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시계가 좋지 않을 때는 바위틈에 박혀있는 쇠봉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우측으로 펼쳐진 맏형 격인 대청봉과 라인을 따라 서북능선이 이어지고 앞으로는 공룡능선과 공룡의 이빨 같은 용아장성이 뻗어있다.

귀때기청봉에서는 굵고 선 있는 내설악의 진 면모를 볼 수 있다.

 

 

귀때기청봉 정상까지 이런 너덜겅을 통과해야 하고, 이후로 1408봉 까지 가는 길도 부분적으로 너덜겅 지대는 계속된다. 아주 잠시 숲 속 바윗길도 지나간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다 지만...
쉽게 오르지는 못한다. 뜨거운 6월 태양의 자외선이 가릴 것 없는 너덜겅 바위에 쏟아지며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려 어느새 모자는 소금밭이 되어 버린다.

 

 

혹시나 하던 털진달래는 흔적도 없고 마지막 남은 철쭉만 산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귀때기청봉 400미터를 보고 올라왔는데, 아래 구조목을 보고 지나친 줄 알고 100미터 정도 다시 역으로 내려가는 어리석음도 저지르고

 

 

귀때기청봉에 도착한다. 폭염에 더워 수분 섭취가 늘어나고 식수조차 고갈 되 가고 있다. 대승령 6km, 적지 않은 거리이고 이후로도 너덜겅 지대는 계속 이어지고 있어 속도 내는 것도 원활하지 않다.

 

 

멀리 진행방향 좌측 가리봉과 주걱봉이 조망된다. 바위의 모습이 마치 이무기 같은 기암이다. 억겁의 세월에 묻혀있다 바위틈을 뚫고 솟아 승천할 기세

 

 

귀때기청봉을 한동안 내려와 지능선에 진입되기 전 뒤돌아본 귀때기청봉의 모습 거대한 돌무더기가 압권이다.

 

 

대승령 가기 전 1408봉을 지나는 게 우선이다. 수없이 많은 봉을 오르내리며 1408에 가는 길이 참으로 멀고 험하구나

이제 저곳... 거대 암봉을 넘어서야 한다. 산 위에 산객들의 모습이 확인되고 환호에 소리 지른다.

 

 

당겨보니 수직 암벽에 설치된 긴 계단이 바위틈으로 보인다. 보는 것만도 현기증 날만하나 막상 오르면 그렇지는 않다.

 

 

보이는 계단이 마지막 이길 바라며 오르나 1408봉은 한 차례 더 치고 올라가야 한다.

 

 

1408봉 정상   대승령까지 3.2km

 

 

전일 비예보 상황이라 오늘만큼 폭염은 미처 예상 못했다. 일행 대부분이 1408까지 오며 식수가 고갈되 가고 있었다. 설악산에서 식수를 구할 방법은 흔치 않다. 장수대 분소까지 남은 물을 아끼며 가는 방법뿐이다.  오른 만 큼 내려가면서 마지막 분기점인 대승령으로 향한다.

 

속이 텅빈 거대한 주목이  눈길을 끈다

 

대승령 까지 길은 한결 유순해 졌지만 오르내림의 숲속 능선길 따라 징검다리 처럼 작은 봉을 연결해 간다

 

큰앵초
인가목

 

얼마나 걸었을까 대승령 1.8km를 남기고 골바람이 불어 온곳에 주저 물러 앉는다. 산행 내내 바람은 없어 더 지치기 마련이다. 가끔 골바람이 불어 오면 천국이다.

 

대승령까지 서서히 고도를 낮추며 능선길을 걷던 중 거리 이정표가 나오지 않아 아직도 멀기만 하단 생각이 들 때 대승령 분기점 이정표기 나온다. 나도 모르게 대승령이다!!  소리를 지른다.

이미 식수는 바닥난 상태라 목이 탄다

 

 

졸음이 쏟아진다. 지긋지긋한 돌길은 가는 길 내내 힘들게 한다. 급한 내리막 길을 1km 정도 내려오면 길은 다시 유순해지고 마른 계곡을 지나면서 장수대분소까지 0.9km 남았음 알리는 이정표가 나오며 데크로드가 길게 대승폭포를 따라 장수대분소까지 이어진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졸려 쉬어 쉬어간다,  다 왔다 힘내자!!

 

대승폭포

 

높이 88m.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폭포로 손꼽힌다.

내설악에서는 폭포의 왕자라 불리울 만큼 물줄기가 장엄하다. 본래는 한계폭포라 했으나, 부모를 일찍 여읜 대승이라는 총각이 어느 날 폭포 절벽에 동아줄을 매달고 석이버섯을 따고 있었는데, 죽은 어머니가 그의 이름을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려 올라가 보니, 지네가 동아줄을 쏠고 있었다는 전설에 의해 이 폭포를 대승폭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인제-양양을 잇는 국도에서 한계령을 지나면 장수대 휴게소가 있고, 그곳에서 북쪽으로 분기한 소로 1㎞ 지점에 자리하고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폭포를 포함한 주변 일대는 신라시대 때 경순왕의 피난지였고 폭포 맞은편에는 조선시대 때 풍류 가이면서 명필가였던 양사언의 글씨라 하는 '구천은하'가 새겨진 반석이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에 속하여 연중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결론 ~~폭포에 물이 하나도 없다

 

18시 20분 장수대를 빠저 나오며 종료된다.

 

 

 

갑작스러운 폭염에 대비책이 부족했다. 혹서기에는 보통의 에너지 소비의 두배를 필요로 한다. 탈출구와 식수 보충할 곳이 없는 설악산에서는 충분한 식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체력을 고려한 산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마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