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시월의 단풍이 온산 홍엽으로 물들어가는 주말입니다. 지칠 줄 모르고 위세를 떨치던 covic -19가 잠시 주춤한 가운데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도 다소 완화되었습니다. 오늘은 모처럼 산악회 산우들과 그동안 미루어 왔던 9차 백두대간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소풍 가듯 부푼 마음을 안고 새벽 6시 버스로 집결합니다. 아직은 사회적 우려가 남아있는 만큼 방역 체크와 개별 도시락 등을 지참 탑승한 후 태백시와 정선읍의 경계에 있는 두문동재로 출발합니다.
두문동재 이야기
'두문불출((杜門不出)'이라는 말은 '두문동(杜門洞) 유래되었다. 본래 두문동은 고려 말기 유신들이 조선에 반대하여 벼슬살이를 거부하고 은거하여 살던 곳으로 경기도 개풍군 광덕산(지금의 황해도) 서쪽의 골짜기에 위치해있다. 조선처 경기도 두문동에 살던 고려 망국 유신 가운데 일부가 삼척 땅에 유배해온 고려 마지막 왕 '공양왕'을 뵈러 왔다가 공양왕이 타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태백의 건의령에서 관모와 관복을 벗어 버리고 이 고개를 넘으며 불사이군(不事二君. 두 명의 임금을 섬길 수 없다.) 정신으로 이 고개 밑에 있는 정선에서 두문동이란 이름을 짓고 터전을 잡게 된 것이다. 그래서 두문동재(1,268m)란 지명이 생겼다.
07시 45분
산행코스 : 두문동재 - 금대봉 - 수아밭령 - 비단봉- 바람의 언덕 - 매봉산 - 삼수령 -건의령 약 17km
반대편 두문동재에서 은대봉으로 접속되는 들머리이고 중함백과 함백산, 만항재, 화방재로 백두대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문동 ~ 건의령 41 구간은 이미 인증을 마친 선답 구간이나 일부 미답 지역이 있어서 41구간 전체를 새로 답사합니다.
민족의 영산이라 불리는 태백산은 이름만큼 험한 산은 아닙니다. 부드러운 육산이고 등산로 입구가 대부분 고지대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대간이 아닌 당일 산행으로 가족과 함께 즐겨도 좋은 산입니다. 금대봉으로 오르는 초입 길 역시 낙엽길을 밟고 지나가는 가을의 운치 있는 산책로입니다.
얼마 가지 않아 갈림길이 나오고 좌측은 두문동에서 분주령,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야생화 생태 보전지역입니다. 예약제로 탐방하고 9월 30일부로 탐방 기간이 종료되어 현재는 통제하고 있습니다. 우측 금대봉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금대봉 정상입니다. 이곳에서도 좌측 대덕산 방향으로 진입할 수 있고 출입통제 초소가 있습니다. 우측 백두대간길로 따라갑니다. 08시 20분
금대봉을 지나며 얼마 동안 고도를 낮추고 이어 아주 편안한 백두대간길을 경험합니다. 오늘은 인증할 것도 없고 간단히 스냅사진만 찍으며 걸음을 재촉해봅니다.
야생화 없는 야생화 천국에 각시취와 쑥부쟁이만이 반겨줍니다.
오전 9시
수화밭령(水禾田嶺)
한강 최상류 마을 창죽과 낙동강 최상류 마을인 화전을 잇는 백두대간 상의 고개. 옛날 화전에서 밭벼를 재배한 관계로 수화전이란 지명이 생겼다가 다시 줄여서 禾田(벼화, 밭전)이 되었고 지역민들은 "쑤아밭"이라 불리었다.
이 곳은 양대강 발원지 탐방로 2코스로 검룡소로 연결돼있습니다,
꽃길만 걸으니 너무 호강했나요? 0.9km 남은 비단봉 오르기가 쉽지 않군요. 하지만 힘겨운 만큼 보상을 받는 곳입니다
비단봉까지 오늘 구간 중 가장 단풍이 아름다웠던 구간으로 기억됩니다.
나뭇가지 위로 얼굴을 드러내는 독보적인 비단봉의 우아한 자태
정상석의 위치는 실제 정상보다 조금 낮은 위치에 있는 것 같습니다. 최고의 전망 자리에 위치하지만 장소는 협소했습니다.
비단봉 전망대서 바라본 전경. 좌측으로 함백산과 은대봉, 두문동재 터널 우측으로 금대봉과 지나온 백두대간이 펼쳐집니다.
당겨본 함백산의 통신탑
지나온 길을 바라보면 언제 저만큼 걸어왔을까 늘 감회에 젖습니다. 하지만 인생길은 되돌아보면 늘 회한만 남더군요.
비단봉을 지나면 멀리 반가운 풍력단지 쪽이 눈에 들어옵니다.
몇 개의 목교를 지나며 바람의 언덕으로 가는 길은 고랭지 채소밭의 여러 갈래의 길이 연결돼있어 이정표를 잘 보고 가시면 됩니다
바람의 언덕엔 신축되는 풍력발전기의 증설이 요란한 공사 소리와 함께 진행되고 있네요.
풍력발전단지 가는 길에 세워진 매봉산 정상석. 알려진 대로 인증을 위한 정상석이 아닙니다. 상징적으로 세워진 듯한 것 같습니다. 실제 정상석은 매봉산 통신탑이 있는 곳 아래에 있습니다.
현란한 가을의 단풍에서 벗어난 하늘 다음 태백은 푸른 하늘과 구름이 조화로워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냅니다.
고랭지 채소 수확 전에는 하늘 아래 연둣빛 세상을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연극이 끝난 탓인지 평화롭지만 조금은 쓸쓸해 보이지만요
은빛 억새가 가을 하늘 바람에 찰랑거리며, 소슬바람 얼굴을 스칠 때
가을은 바람의 언덕 지나 '하늘아래 태백'에 소리없이 겨울이 되어 찾아옵니다
매봉산
높이는 1,267.7m로, 백두대간의 함백산(1,573m)에서 서쪽으로 갈라지는 능선상의 최고봉이다.
포클레인 뒤쪽으로 작은 피재 이정표가 있습니다.
배추밭 울타리 옆으로 작은 길을 따라 숲길 등산로를 만나고 이윽고 낙동정맥 분기점에 도착합니다.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 갈라지는 분기점입니다. 10 : 45
삼수령 휴게소와 표지석이 보입니다.
삼수령 강원도 태백시 적각동에 있는 한강·낙동강·오십천의 분수령
삼수령은 태백시 적각동에 있는 한강·낙동강·오십천의 분수령(分水嶺)이 되는, 해발 920m의 고개를 이른다. 비가 삼수령에 떨어져 서로 가면 한강이고, 남으로 가면 낙동강이요, 동으로 흐르면 오십천이다. 흔치 않은 이런 분수령을 제대로 이해하자면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란 말은 알아야 한다. ‘산자분수령’이란 ‘산줄기는 물을 건너지 않고, 산이 곧 물을 나눈다’는 의미다. 이 땅의 모든 산을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엮어 나가는 그 기본 법칙이 바로 산자분수령이다. ‘피해 오는 고개’라는 뜻으로 ‘피재’라고도 한다.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www.kado.net)
'삼수령 조형탑'과 '빗물의 운명'이 대리석 위에 새겨져 있고 '삼수정' 정자가 세워져 있습니다.
조형탑 아래서 11시 16분 아침 겸 이른 점심을 먹습니다
건의령 들머리는 조형탑 뒤에 있고 대간길이 늘 그렇듯 여러 개의 고개를 넘어 오르樂 내리樂 즐겁게 가면 됩니다. 건의령 6.5km.
임도와 두 번 조우하며 진행 동안 갈림길이 있어 이정표를 봄에 소홀히 하면 안됩니다.
12시 23분 가파른 고개 정상을 오르니 삼각점과 함께 건의령 3.7km 지점에 도착합니다. 절반 정도 지점입니다.
이런저런 사연 없는 길을 걷습니다. 마느님 급히 전화가 오기에 받아보니... 앗! 알바 중이었습니다. 앞서가다 전방주시태만입니다. 휴... 거리가 가까우기에 망정이지, 막판에 알바는 거의 죽음입니다.
첩첩산중 오지에 생태습지? 조성과 보존지역임 을 알립니다. 이런 이유인지 멧돼지 흔적도 많았습니다.
지난 오월 찔레꽃 하얗게 피어날 때 다니다 이제는 빨갛게 열매가 익어갑니다.
막바지 500미터 "그녀를 만나기 100미터 전" 보다 더 반갑습니다.
울창한 잣나무 숲을 지나고
지나온 건너편 '바람의 언덕' 풍력단지를 바라보며
건의령에 정상에 도착합니다. 오후 1시 40분 산행종료. 휴식포함 6시간 소요. 만년후미인데 오늘은 제가 뒤에 안보이니 찾는분이 많으시네요 ㅎㅎ 오늘은 '날으는 돈까스'였습니다.
미답 구간을 포함한 백두대간 41구간 약 17km 건강하게 완료했습니다. 쾌청한 날씨도 큰 도움을 주웠고 오랜만에 산우회 회원들과 함께라서 '하하호호' 더 즐거운 산행으로 기억합니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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