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소리 없이 침묵하고 있던 숲을 깨운다.
겨우내 나목의 초라한 가지마다 연둣빛 새순을 돋아내더니
어느 순간 칙칙하던 숲은 짙은 초록으로 바뀌어 한 계절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오월의 숲은 칙칙했던 지난날 부끄러운 모습을 가리고
바깥세상을 경계한 채 연둣빛으로 숲 아래를 가려버린다.
가끔 가지 사이로 비추는 초록 햇살이 잎새에 닿아
지나는 산객의 눈에 신기루가 되어 아른거리며 신비감을 더한다.
쌍곡계곡
괴산의 쌍곡마을에서 제수리재에 이르는 총 길 10.5km 계곡이다. 이 계곡을 따라 맑은 물과 기암괴석, 노송이 어울려 예로부터 이곳을 구곡 팔경으로 꼽아 왔다고 전한다. 군자산과 보배산, 비학산에 둘러싸이고 칠보산을 가로지르고 있다. 쌍곡구곡雙谷溪谷의 첫 번째가 소금강 그리고 세 번째가 떡바위라고 한다.
칠보산을 찾기 위해 수 차례 찾아왔던 소금강 휴게소의 모습. 화장실과 매점 등이 있는 소금강 휴게소는 많은 여행객들이 들려 가는 장소이기도 하다. 칠보산 들머리인 떡바위와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 산행지도
- 산행 장소 : 충북 괴산 칠보산 (七寶山 778m)
- 산행 코스 : 떡바위 - 청석재 - 칠보산(七寶山 : 778m) - 활목고개- 쌍곡폭포 - 쌍곡휴게소(절말주차장)
- 총 소요거리 : 약 7.2 km
떡바위 ~ 칠보산
칠보산을 오르기 위해선 보통 두 군데의 들머리를 이용한다. 하나는 신라시대의 천년고찰 각연사를 통해 오르거나 쌍곡구곡의 3곡인 떡바위를 들머리로 잡는다.
들머리가 떡바위이지만 사실 떡바위는 이곳에 없고 입구에서 떨어진 주변에 있는 것 같다. 두 차례나 와서 떡바위를 찾는다고 애썼지만 오늘에야 이 지역 등산객으로부터 듣게 된다.
속리산 국립공원에서 관할하는 칠보산
이른 아침 쌍곡계곡의 맑은 물이 하늘을 담고 비치고 있다. 국공다운 들머리 계곡을 이어주는 목교
오월을 지배하는 숲 속으로 우리는 소리 없이 빠져들고 있다.
집채만 한 바위를 받혀놓은 나뭇가지가 눈길을 준다. 마을의 안녕과 무사고를 염원하는 마음이 담겼으리라 본다.
기암을 지나고
칠보산의 특징은 완만한 오름길과 계곡을 건너며 물소리를 들으며 오를 수 있다. 때때로 가파른 바윗길도 있지만 길지 않고 땀이 날만 하면 사면 길로 안내하는 센스...
바위틈을 비집고 피어난 철쭉 한송이에 자연의 소중함도 느끼게 한다.
황석산의 피바위를 연상케 하는 물이 흐르는 암릉 사면 옆을 지나고
송이의 산지인 칠보산은 가을 수확철이면 출입에 주민들과 마찰을 빚곤 한다. 괴산 일대는 임산물 특히, 송이는 농민의 주 수입원 이기도 하니 산객의 어설픈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옛말에 "배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 쓰지 말라고 했다"
목책 계단이 나오기 시작하니 청석재가 얼마 남지 않았다. 각연사와 보배산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까지 짧은 된 오름이 있다.
청석재 삼거리
좌측은 비탐 구간인 보배산으로 우측으로는 칠보산, 아래 계단을 내려가 각연사로 빠진다.
쉬어가는 벤치가 마련된 청석재
일차 전망대가 나오는 오름 계단
계단에서 살짝 아래로 내려오면 맛집 전망대. 괴산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는 험산인 군자산이 지켜본다.
금줄을 살짝 넘어서 흔적을 남기고
온 산 흰 눈 내린 듯 피어 있는 물푸레나무 꽃이 예쁘다.
능선에 오르고 오백 미터쯤 가면 대출 이런 장면이 나오면 거의 다 왔다는 사실... 여러 번 와보니 궁금하지 않고 좋은 것도 있네
험산 군자산을 가봐야 하는데 영 엄두가 안 난다. 산행 후기가 하도 지랄산이라고들 해서 >, < 언제 간 가보겠지...
멋져 보이기에 저 뒤에는 뭐가 있을까? 궁금해서 참을 수가 있나
석간송이 절묘하게 바위틈을 헤집고 자라고 있었다. 위대한 자연의 생명력이 자라는 것이다. 이 모습을 보기 위해서 올라왔지만 조심히 내려간다는 게 그만 자빠링... 호카오네 새 신발에 흠집 나고 말았네
그 장면 놓치지 않고 찍은 식구...
불교의 일곱 가지 보물인 금·은·산호·거저(바다조개)·마노(석영)·파리(수정)·진주처럼 아름답다 하여 칠보라는 이름이 붙었다. 쌍곡계곡을 사이에 두고 군자산과 마주한다. 세 번째 방문 인증을 마치고...
칠보산 ~ 절말
활목재로 가기 전 정상석 맞은편 쪽 조망 맛집을 들려본다.
파노라마 사진을 펼쳐보니 한눈에 보인다. 멀리 백두대간 대야산 마루금이 실루엣처럼 눈에 들어온다. 멋지다
저 멀리 국토의 등짝을 두발로 밟고 걸어온 영상이 순간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고개를 돌려 좌측으로 펼쳐진 막. 장. 악. 칠 능선.
칠보산 연계 산행이 가능하지만 비탐이라는 숙제가 있지...
제수리재를 넘어 장성봉 까지 가고 있는 일행들에게 전화를 하니 지금 막장봉으로 향한다고 한다. 나 보이니?
절말 쪽으로 하산을 시작
투구바위를 보며 내려오면
너럭바위와 고사목이 멋진 장소가 나온다. 바람만 불지 않으면 여러 명이 식사하기 좋은 장소
그 옆에 금줄로 막아선 거북바위. 대부분의 산객들이 못 보고 스치고 지나가는 바위. 철없는 거북이가 멋모르고 산에 올라와 화석이 되어버린 것일까? 흡사하다
거북등을 탄 애리조나 카우보이
뒤돌아 온 길을 보는 게 습성이 되었네... 칠보산 정상
아름다운 나라
활목재에 도착하고 각연사와 절말 그리고 비 탐방 구간으로 막아놓은 막. 장. 악. 칠로 통하는 구간이다.
절골 방향 하산은 떡바위 오름보다 경사가 급하니 가족 탐방이라면 떡바위 들머리가 좋을 것 같다.
활목재를 내려오면 경사가 온순해지고 살구 나무골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계곡 따라 한참을 내려오다 전망 좋은 계곡에서 식사와 휴식을 취해 간다. 눈이 시원해지는 연둣빛 숲 속에 푹 빠져 버린다.
어쩌다 등산로에 넘어져버린 나무도 원시림의 분위기를 느끼게 해 주고
계곡의 작은 폭포가 소를 이룬다. 한 여름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알탕의 유혹 장소다.
시묘살이 계곡과 만나는 갈림길. 장성봉으로 연결된다.
장성봉 일행과 만나 주차장으로 향한다.
쌍곡폭포와 만나고... 시묘살이골과 살구나무골 계곡이 합쳐진다.
쌍곡폭포는 쌍곡구곡 중 제7곡으로 8미터의 반석을 타고 흘러내린 물이 마치 여인의 치마폭처럼 폭포를 이루는 장소다.
아직은 수량이 적은 쌍곡폭포
속리산 국립공원 칠보산 분소를 지나고
개울을 건너 주차장에 도착하며 산행은 마무리된다.
가족단위의 등산 장소로도 손색이 없는 아기자기하고 암릉의 경관이 뛰어난 칠보산입니다. 보석보다 더 소중 할 수 있는 초록이 숨 쉬는 자연공간.
칠보산 산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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