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을 방불케 하던 5월의 이상 고온에 결국 주말의 하늘은 전국적인 비를 선물하는군요. 예정된 산행인 영남알프스는 강수량이 제법 많아 포기하고 지역에서 가깝고 비교적 오전에 비의 양이 적기에 운무산을 선택하기로 합니다.
「운무산으로 가려면 횡성에서 청일면 속실리로 온 뒤 주막거리라는 삼거리에서 골짜기로 들어와야 한다. 삼거리에서 4킬로 정도 들어오면 만강개발 뒤로 길이 나있는데 비좁은 골짜기로 들어와 공터에 주차한 뒤 왼쪽 계곡 길로 올라가면 산행이 시작된다.」 횡성군 홈페이지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은 오지의 산행이기에 산악회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자차로 이동후 원점회귀의 산행이 대부분을 이룬다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들머리는 먼드래재, 능현사, 운무산장 등을 선택해서 산행을 하면 되고 원점 산행이 아니면 먼 거리를 포장도로 따라서 차를 회수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우리는 운무산장을 지나 들머리로 원점 산행을 결정합니다.
산행코스 : 운무산장 - 원넘이재 - 송암 - 운무산 원점회귀 약 6km 3시간 (휴식 포함)
운무산 [ 雲霧山 ]
노송과 암릉의 절묘한 조화로 독특하고 웅장한 암봉미와 아기자기한 능선을 갖춘 아름다운 산
[운무산(980m)] '노송과 암릉의 절묘한 조화' 청일면에 자리한 운무산은 규모는 작으나, 독특하고 웅장한 암봉미와 아기자기한 능선을 갖춘 아름다운 산 특히 암릉과 소나무가 한데 어우러지고 높은 단애가 곳곳에 서 있어서 계곡 조망이 좋은 곳이 많다. 그만큼 급경사지형인 데다 개발이 덜 되어 쉬운 산행이라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도전적인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항상 구름과 안개가 낀 것 같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한 운무산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암봉들이 노송과 어우러져 나름대로 멋스러움을 풍기는 산으로서 최근 개발의 손길에 식상해 오지산행을 만끽하려는 등산객들이 늘어나면서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출처 횡성군 홈페이지
산행지도
속실교에서 오른쪽 내촌 입구를 지나 폐쇄된 오대산 샘물공장에 주차를 하거나 비포장도로를 따라 운무산장을 지나면 5~6대 정도 주차 공간이 있는 들머리에 도착합니다. 간이화장실도 준비돼 있고 사진에 보이는 합수지점 개울을 건너야 하기에 여름철 폭우로 고립의 우려가 있으니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개울 좌측으로 미니골프홀이 있는 잘 꾸며진 주택에 개울을 건너는 다리가 있더군요. 사유지라 참고로만... 사진에 보이는 개울을 건너 좌측으로 갑니다.
한강기맥임을 알리는 등산로 입구
산행 초반엔 어려움 없이 정비된 등산로를 계곡 따라 숲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잣나무 숲을 통과하며 들숨과 날숨이 편안한 힐링의 산책길입니다. 물론 잠시지만...
계곡으로 아주 선명한 길이 나있지만 길 아님을 알리는 이정표. 좌측의 등산로를 따라가면
거대한 잣나무가 등산로에 쓰러져 길가는 산객들이 허리 굽혀 인사하고 지나갑니다. 넘어진 지 오래돼 보이지는 않지만 이 또한 자연의 현상이겠지요. 쓰러진 잣나무는 썩어 또 다른 생명의 자양분이 되어 숲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계곡의 습지 따라 화려했던 봄날의 야생화는 지고 초 여름 야생화들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운무산은 지천으로 피어난 금낭화의 자생지였습니다. 갖가지 모습으로 뽐내고 있어요.
친근한 이름을 가진 애기똥풀
또다시 잣나무 숲을 통과하며 제법 가파른 육산의 길이지만 작은 돌이 하산 시 많이 미끄럽더군요.
원넘이재
한강기맥과 만나는 지점이고 우측은 봉복산 맞은편은 청량 저수지 들머리와 만나는 지점으로 좌측 운무산으로 발길을 향합니다.
운무산 정상은 약 1km 남은 지점으로
700미터 알림 이정표부터 가파른 오름길의 시발점입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구간이 가까워옵니다.
좌측의 나뭇가지 사이로 살짝 암봉의 모습을 드러내는가 싶더니 이후로 위협적인 거친 암릉길을 오르게 됩니다.
격한 오름 뒤에는 보상이 따라주지요. 눈앞의 운무가 바람 앞에 춤사위를 벌이더니 우리에게 자연의 감동을 선사합니다.
멀리 태기산의 풍력발전기가 힘차게 돌고
송암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송암
오늘 산행에서 가장 멋진 뷰를 선사합니다. 거칠고 다소 위험하지만 안전로프가 설치돼있어 큰 어려움은 없지만 겨울철이나 빗길에는 주의가 필요하더군요.
한동안 감동의 광경을 뒤돌아 바라보며 자연 앞에 겸손해집니다.
송암을 지나며 산길은 암릉으로 바뀌고 때론 로프에 의지한 채 기암과 괴석, 운해와 노송이 적당히 얼러진 아름다운 길을 갑니다.
곳곳의 위험을 알리는 경고문은 이 지역이 얼마나 험산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 정상을 오르기 전 다시 한번 정상 아래 안부까지 쭉 내려가고 기운을 뺍니다.
마지막 정상을 향해 고~
운무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우려했던 비는 그치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국토의 산하는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새롭게 설치된 정상의 데크입니다.
운무산 정상에 서다
해발 980m의 아기자기한 암봉들이 노송과 어우러져 나름대로 멋스러움을 풍기는 산.
정상 좌측으로는 먼드래재 5.26km
송암 858m 에서 바라보는 봉복산과 덕고산 일대의 모습이 가장 돋보이는 풍경이었습니다. 사실 오지 산행이라 하지만 도심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합니다. 단지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떨어져 오지 산행으로 각인된 듯합니다.
하산을 시작, 하산 역시 급한 경사라 야생화를 찾아보며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하산 후 근처 퇴직 후 귀농한 친구 집에 들러갑니다.
마당에 단순히 조경을 위한 나무라 생각했는데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딱따구리가 뚫어 놓은 구멍을 들어보니
갓 태어난 할미새가 올망졸망 꼬물대고 있더군요
발교산 아래 친구의 집에서 진한 소주 한잔으로 피로를 씻으며 쉬어갑니다.
비 소식으로 주춤했던 산행이 결과적으로 운무의 춤사위와 금낭화, 노송과 암릉, 운해, 오랜 친구와 만남...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했던 하루였습니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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