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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따라 길 따라

[뫼오름스케치] 가을빛 설악산 서북능선을 따라 하늘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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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은 해발 1,708m의 고산으로 남한의 한라산과 지리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산이다. 기골이 장대한 기암괴석과 나바론 요새와도 같은 병풍처럼 펼쳐진 암릉, 심산유곡 골마다 넘치는 폭포의 수려함은 대한민국 최고의 풍경을 자랑하는 산으로 두말할 여지가 없다.


서북능선의 개요

한계령갈림길을 기준으로 동쪽 구간과 서쪽구간으로 구분 하는 서북능선은 설악 최장의 능선으로, 설악 최고봉을 향해 오르면서 설악의 전모를 둘러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코스가 따라올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코스다.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白頭大幹)은 금강산과 향로봉을 지나 설악산의 북 주릉, 공룡릉을 거쳐 대청봉에서 서북릉으로 흘러내리다가 한계령을 거쳐 남쪽의 점봉산으로 이어진다.
안산과 대승령에서 대청봉까지 이어진 능선을 서북주능선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서북능선은 능선의 거리만도 18km
서북능선은 서북능선의 한가운데에 있는 한계령 갈림길 삼거리를 기준으로 그 동쪽의 백두대간 주능선 구간과 한계령 갈림길 삼거리~대승령~안산 사이의 서쪽구간의 2개의 능선으로 나눌 수 있다.

서북주능선 따라 바라보는 용아장성

산행코스

서북능선은 한계령에서 대청봉을 오르는 코스, 귀때기청봉이 있는 서쪽구간 코스, 서북능선 종주코스의 3가지 코스가 있다.

코스 1 한계령 - 서북능선 갈림길(삼거리) - 중청대피소 - 대청봉
코스 2 장수대 -대승포포 - 대승령 - 귀때기청봉 -갈림길 - 한계령, 한계령-서북능선 삼거리-귀때기청봉-대승령-장수대

코스 3 서북능선 종주코스
장수대 -대승 포포 - 대승령- 귀때기청봉 - 갈림길 - 중청대피소-대청봉. 서북능선 종주는 산행기점을 장수대로 한다. 장수대에 대승폭포를 거쳐 서북능선인 대승령으로 오른다. 대승령에서 귀때기청봉, 끝청, 중청을 올라 대청봉에 이른다. 대청봉에서 하산은 오색이나 천불동 계곡으로 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오색을 출발해서 정상을 오른 후 서북능선 따라 한계령으로 하산을 계획한다. 총 거리 약 13.5km
산행 일자 : 2021년 09월 11일(토)
대청봉 정상에 오르는 최단 코스로 알려진 오색은 해발 480m로 약 1,200m의 표고차를 올라야 한다.

오색 ~ 대청봉

오색의 출발점인 남설악탐방지원쎈터

익히 알려진 대로 악명 높은 급경사의 오름을 5km 올라야 정상에 설 수 있는 만큼 체력 소모가 크다. 한계령과 오색을 두고 출발점을 고민하는 산객들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하던 서북능선을 밟으며 설악의 정상을 밟기는 기본적인 체력이 요구된다. 특히 서북 종주는 암릉의 준령을 따라 18 km의 능선을 포함 오르내림을 약 25km를 이동 하기에 극한 체력이 요구된다. 서북능선을 따라 장쾌한 내설악의 속살을 사진으로 담아 보고 싶다면 역광을 피하는 오색 출발을 권하고 싶다. 실제 오색의 오름길은 조망이 숲에 가로막혀 볼거리가 크지 않음이다.

아직은 초록의 숲을 간직한 등산로의 돌계단과 나무계단은 오색 코스의 특징이다. 이른 아침 숲에서 내뿜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힘찬 계곡의 물소리로 거친 호흡을 달래 본다.

설악폭포교에서 잠시 쉬어간다. 설악 폭포의 물소리가 귓전을 울릴만큼 크고 시원하다.

지금 설악은 빨갛게 익은 마가목 열매 축제의 장이다. 거대한 암릉 사이로 군데군데 물감을 풀어놓은 듯 성미 급한 단풍과 섞여 여백의 美를 한껏 뽐내고 있다. 자연은 자연으로 남았을 때 가장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나무는 죽어서 생을 마감하는 게 아니라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비탐방구간인 화채봉 갈림길을 금줄이 막고 있다. 멀리 감시초소가 보인다.

대청봉 정상에 도착하고

돌 틈 사이로 피어난 구절초

얼마 후 다가올 단풍 설악의 예고편이다.

설악의 위용에 감동의 시간이 가슴속 깊이 밀려 들어온다.
멀리 구름 아래 동해바다가 보이는 외설악과 공룡의 등처럼 솟아있는 기암괴석의 암릉, 용아장성이 눈앞에 내설악의 속살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대청서 바라보는 멀리 울산바위의 모습이 오늘은 작아 보이기만 한다.

펼쳐보고

울산바위를 당겨보고

대청 이후 서북능선을 밟는 대부분의 풍경이다.

대청 ~ 중청 ~ 끝청 ~한계령

중청대피소

철거가 결정된 중청대피소의 모습. 환경을 이유로 철거가 된다지만 식수 얻기가 귀한 설악에서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이 그동안 애용해온 산객에겐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오색의 케이블 설치는 어떤 이유로 환경보전을 설명한 것일까

중청을 지나 이곳은 소청 갈림길이자 희운각을 통하여 공룡능선을 갈 수 있다, 이제부터 백두대간을 밟고 한계령 삼거리까지 지나간다.

어디를 바라봐도 이곳은 신선의 세계로 착각하게끔 넋이 나간다

끝청에서 파노라마로 담아본 풍경
희운각을 당겨보고
봉정암을 당겨본다. 숨은그림찾기 같은 모습

끝청의 백두대간 인증 표지판. 뒤로 서북의 지존 귀때기청봉이 우뚝 솟아 잇다.

저마다 인생 샷 담기에 분주하다.

심심치 않게 만나는 가을 야생화

과남풀
금강초롱

귀때기청봉과 멀리 가리봉의 모습이 관측된다. 설악의 최장 능선 서북능선을 걷노라면 좌우로 설악의 웅장함을 보고 느끼고 숨 쉬며 걷는 거칠고 매력 있는 코스다.

따로 포근한 육산의 사면 길도 지나고 대부분 암릉을 오르내리고 너덜겅 바위길을 걸어간다.

점봉산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며 백두대간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계령이 갈라지는곳 위로 흘림골 넘어 점봉산이 펼쳐진다.

피곤함을 느낄 시간 즈음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하고 종착지 까지는 2.3km 남았다. 다 왔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피곤하다

한게령삼거리

조망터에서 바라본 멋진 기암. 나폴레옹 바위라 불리지만 내가 보기엔 삿갓에 도롱이 걸친 모습으로 보인다.

한계령 위령비에 도착하며 서북능선의 가을 산행을 마무리한다.

설악산 첫 산행으로 다소 힘들어 하는 산우와 함께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 된 것 같다. 함께하면 멀리 갈 수 있다는 진리를 느끼게 한다. 가을 소식을 알리는 단풍의 설레임과 설악의 고고한 품격이 넘치는 풍경에 흠뻑 빠진 하루였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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