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다. 아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겨울이 성큼 왔다.
오늘은 좀 특별한 날, 지난 2년간 끝을 모르고 대유행처럼 번지던 코로나를 대하는 인류의 대응이 한국에서 시작되었다. 결국 감기처럼 위드 코로나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으며 함께 살기로 한 것 같다. 21c를 살아가는 문명에도 어쩔 도리가 없는 걸까? 질병의 완전정복은 또 하나의 인류에게 숙제를 남겨놓은 채 말이다.
늘 그렇듯 새벽 알람소리에 눈을 뜨고 산행지로 출발한다. 왠지 일어 나기 싫음은 창밖의 빗소리 때문인가 잠시 주춤한 채 고속도로를 향한다.
산행코스 : 배내고개 - 능동산 - 샘물상회 - 천황산 - 천황재 - 재약산 - 표충사 약 16km
산행일자 : 2021년 10 16일 (토)
산행개요
영남알프스는 영남 중심부에 자리한 산악지대로 울산과 경북(경주, 청도), 경남(밀양, 양산)의 3개 시도에 걸쳐있다. 산정에는 억새 초원을 이룬 고위평탄면이 많아 유럽의 알프스에 빗대어 ‘영남 알프스’로 부르는데, 억새가 장관을 이룬 산상 고원이 이국적인 곳이다. 지금은 주요 지역이 가지산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사자평은 천황산과 재약산 정상 부근 해발 800~1100m에 펼쳐진 국내최대 규모의 억새 고원이다. 북쪽의 배내고개나 서쪽의 표충사 쪽에서 진입할 수 있다.
배내고개 ~ 천황산갈림길(샘물상회)
새벽부터 내리는 가을비는 산행인에게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기상청 예보가 틀려주기만을 바랬지만 야속한 비는 많은 양은 아니지만 하염없이 영남알프스에 뿌리고 있다.
드넓은 배내고개 주차장은 밤새 야영과 차박을 하는 이가 적지 않게 있다. 최고의 가을 산행지로 꼽을 만큼 많은 산객들이 찾아온다. 보이는 방향으로 좌측은 천황산 방향 우측은 신불산 방향으로 갈라지는 고개이다.
높지 않은 주변에 아직 피지 못한 억새가 비를 흠뻑 맞고있고 능선에 이르기까지 급한 계단을 통하여 오른다. 계단이 유독 많이 있는 영남알프스
낙동정맥 인증지인 능동 1봉에서 사진을 남겨보고
익히 알고 있는 길이라 새로울건 없지만 영남알프스 자체가 여러 갈림길이 있는 곳이라 주의를 해야 한다.
능동산을 지난 후로는 이렇다 어려운 길은 없고 임도와 능선을 오가는 선택의 길... 비도 오고 조망도 없고 임도 따라 샘물상회까지 바쁘게 걸어간다.
곰탕국물 마시며 거침없는 하이킹
메두사의 머리 같은 섬뜩한 나무와 땅에 가슴을 처박고 있는 잘빠진 반신 미녀의 소나무를 신기한듯 바라보는게 전부다. 젠장-- 오늘 하루 종일 이럴 것 같다는 소슬한 분위기에 샘물상회 막걸리 한잔만 생각 날뿐이다.
밀양 케이블카 갈림길을 지난다. 오가는 산객만 가끔 보일뿐... 나중에 알고 보니 대다수가 케이블카 산행을 온 탓에 산객을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샘물상회에서 따뜻한 어묵과 탁주로 몸을 녹이며 한참을 쉬어간다. 산장내 따뜻한 화목에 열기가 뿜어 나온다. 불이 그리운 계절이 왔다.
천황산 오름은 아주 순하다. 산책길 만큼 사색의 길이다. 가을을 위한 길
아니! 이 분들은 UFO라도 본것일까?
반전
이렇다 할 볼 것 없는 조망에 몸부림치다 횡재를 만나다
천황산을 오르며 잠시 비가 멈추고 강한 골바람에 구름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요동치는 운해는 천황산 정상에서 재약산 일대에 운해의 파노라마가 되어 영화의 한 장면 펼쳐지고 우리는 운해의 춤사위에 놀아나 탄성과 함께 바라본다.
완벽한 반전이다.
구름의 바다 위에 내가 서있다. 광활한 억새 사자평 대지위로 골바람이 산꼭대기 구름을 춤추게 하고있다.
대자연이 빚어낸 감동의 서사시는 가슴을 헤치며 밀려 들어온다. 나는 오늘 이 장면 보기 위해 왔다 할 수 있다.
더 이상의 표현은 없다.
높이는 1,119.1m이고, 주봉(主峰)은 사자봉이다. 남쪽 5km 부근에 솟아 있는 재약산(載藥山:주봉은 수미봉 1,018m)과 맥이 이어져, 천황산을 재약산으로 일컫기도 하는데, 이러한 혼동은 천황산이 일제강점기 때 붙은 이름이라 하여 '우리 이름 되찾기' 운동의 일환으로 사자봉을 재약산 주봉으로, 재약산을 수미봉으로 부르면서 생겨났다.
[네이버 지식백과] 천황산 [天皇山] (두산백과)
글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감동을 품에 안고 재약산을 향해 천황재로 향한다.
이곳을 찾는 산객들의 만남의 광장 같은 곳이다
내가 가저온 쓰레기는 내손으로~! 주변 클린 산행을 하는 착한 산객. 생리현상이야 어쩔 수 없더라도 가져가야죠? 더럽기는 치우는 사람이 훨씬 불쾌할걸요?
재약산 ~ 표충사
재약산(載藥山)은 대한민국 경상남도 밀양시와 울산광역시 울주군의 경계에 있는 높이 1,119.1m의 산이다. 영남 알프스의 일부이다. 인근 천황산과 함께 재약산으로 묶어서 천황산을 재약산 사자봉으로 재약산을 재약산 수미봉으로 부르기도 한다.
표충사로 방향을 잡고 하산을 시작합니다.
밀양 사자평
밀양 재약산 사자평 고산습지는 약 580,000㎡로 국내 최대 규모의 산지습지이다. 재약산 정상부의 평탄한 곳에 형성되어 있으며, ‘재약산 산들늪’으로도 알려져 있다. 2006년 12월 28일에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너덜길 임도에서 고사리분교 방향 우측 숲으로 진행한다. 층층폭포 방향은 방향을 잘 숙지해야 한다.
지금까지 천상의 하모니였다면 표충사로 향하는 옥류동천은 장쾌한 폭포의 지상 쇼가 펼쳐진다.
사자평은 100만 평을 넘는 분지로, 층층폭포의 수량에 영향을 주어 폭포를 떨어지는 수량은 많은 편이다. 폭포 높이는 30미터로 장관을 이룬다. 이 일대의 아름다운 수석(水石)을 일컬어 옥류동천(玉流洞天)이라 하는데, 이 폭포는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경관이다.
경치에 절로 빠져 벗어나기 힘들구나
단풍 절정기에는 정말 아름다울 거라 생각한다. 아래 사진은 약간 조미료(후보정)를 감한 단풍
평소에는 건폭으로 비가 와야 볼 수 있다는 구룡폭포
천년고찰 표충사 경내
표충사 일주문을 빠져나오며 산행을 마칩니다. 왜 영남알프스가 최고의 산행지로 각광받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시간에 쫓기지 말고 천천히 돌아보시면 정말 아름다운 산임에 틀림이 없었습니다. 최고의 산행이었습니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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