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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따라 길 따라

[해파랑스케치] "오륙도에서 고성까지" 해파랑길 4- 5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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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선교
포스팅

오늘은 해파랑 4코스 간절곶에서 5코스 종점 덕하역까지- 25km. 코스의 난이도는 쉬우나 회야강 이후 덕하역 까지는 도심을 통과하는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코스다.

4~5코스


2022년 1월 9일 새벽 2시 30분 알람에 이불을 박차고 버스에 오른다. 주말마다 어느덧 습관처럼 일상 속 하나가 되어버린 모습이다.
어둠 속 차가운 새벽 공기를 가르며 버스는 울산 서생면 소재의 명소 간절곶에 도착한다
온산 산업단지의 거대한 굴뚝에서는 흰 연기를 내뿜고 있고, 어둠 속 먼바다에서 어업활동을 하고 있는 선박들의 불빛이 세상을 밝힌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뜬다는 "간절곶" 정동진보다 해 뜨는 시각이 5분여 차이가 있다고 한다. 코로나로 신년 해돋이 통제가 된 장소, 간절곶의 새벽 풍경은 부지런한 여행객들이 선점하고 있는 풍경이다. 일기예보를 관심 있게 지켜보았지만 흐림의 예보가 틀려주길 바라며 동해의 푸른 바다 수평선 끝에서 붉게 솟아오르는 임인년 일출을 간절히 기원한다... 하지만
그래서 간절곶인가?

간절곶 일출

결국 구름 장막 사이를 뚫고 손안에 담아 보기엔 높이 솟아 오른 태양. 나의 소망이 간절하지 못한 탓일까?

  간절곶 주변 풍경  

우리나라 등대 16경 가운데 하나인 간절곶 등대

거대한 소망우체통이 눈길을 끈다. 일 년 후 배달되는 느림 우체통일까? 대답은 NO~! 5m 높이의 실제 정상 우체통이다. 기념엽서는 매점에서 무료로 나눠 주고 있다. 골리앗 우체통... 엉뚱한 생각에 잠시 미소 짓고

드라마 세트장

드라마하우스


아쉬움을 뒤로하고 덕하역까지 발걸음을 옮긴다.
당초 계획은 23km이었으나 마침 명선도까지 바닷길이 열려 운 좋게 무인도에 다녀오느라 거리가 2km 늘었다.


진하해변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새벽 바다. 소망길이다

  간절곶 소망길
신암에서 명선교까지 소망에 대한 바람의 의미를 지닌 약 10km의 해안길이 아름답게 조성돼있다.

  

트랭글이 요란한 것을 보니 새로 지어진 잔도의 나무데크로 보이고

철새들의 먹이 활동이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차가운 바람과 철새들의 강인한 생명력이 소망길에 전해온다. 세상에 존재함을 감사히 느끼는 순간이다


선바위

멀리 무인도인 명선도가 눈에 들어오고

진하해변에 도착한다.


명선도 입구의 3층 정자. 해양구조대의 시설물로 쓰이고 있다.

정자와 떡바위
  신이 내려와 놀았다는 명선도  

명선도에 조성된 산책길 안내판


간조 때 물이 빠지면 해수면이 낮아져 모래톱으로 바닷길이 열린다. 마침 물이 빠져 명선도를 걸어갈 수 있었으니 운이 좋은 셈이다.


명선도를 돌아 나와 5코스의 시작점에서 인증을 한다.
아침 식사 장소로 들린 늘봄식당 한끼 6천 원의 가성비 있는 식당이다. 새벽 5시부터 영업을 하니 새벽에 가야 할 경우 이용하면 좋다.

명선교에 올라서 본 회야강 포구 모습이다.

마치 바다의 포구와 같은 풍경으로 5코스는 진하해변에서 바다를 버리고 내륙 깊숙이 강을 따라 올라간다.
왜 해파랑을 버리고 강길을 택했을까? 잠시의 의문은 관련 자료를 보고야 알게 되었다

  명선교  
야경이 더욱 아름답다는 명선교


서생면과 온산의 강양을 연결하는 명선교 아래는 회야강이 바다와 합류하는 장소이다.
해파랑길이 내륙 깊숙이 강으로 돌아간 까닭은 이러했다. 그것은 진하 이후의 해변이 온산의 국가산업단지와 울산 석유화학,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 등 공업항과 거대 공단으로 부득이 우회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디 이뿐이랴, 고리원자력 시설을 우회하여 볼 것 없는 봉대산 우회로나 군부대 경계의 이유로 많은 동해안의 철책이 해파랑길을 산으로 옮겨놓은 이유다. 그래도 지금은 문민정부 이후 철책이 많이 철거되어 변모되었다.

명선교 아래 조형물을 당겨보니 갈매기 배설물로 샤워를 하고 있다.

회야강과 강태공

낚시를 하는 강태공의 모습이 한가로워 보인다. 회야강은 밤에 돌아온다는 回夜를 뜻한다. 지명의 유래는 전설에 기인한 것으로 생략하기로 하고 회야강의 발원지는 낙동정맥의 주요산이고 백대 명산인 천성산이라고 한다.
회야강 역시 전국의 산업단지와 마찬가지로 수질오염으로 죽어가는 강이었다. 하천 살리기 운동은 다시 물고기가 노는 생태 하천 회야강으로 돌아왔다. 많은 강태공의 모습이 이를 입증하는 듯하다.
인간의 문명은 강에서 비롯되었다. 잘 관리하여 강과 더불어 자연과 숨 쉴 수 있도록 해야겠다. 후대에 대한 온전한 되물림은 우리가 지켜야 할 의무이다.
해파랑이 아니라 강길을 걷는 강 파랑의 5코스의 억새가 겨울 강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운치 있다.

강안의 작은 섬에 노송 두 구루가 잘 관리돼있다.

TV 서민 갑부라는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당구대 철판 삼겹살집. 하우스에는 장작 타는 냄새로 가득하다.
위치적으로 한적한 시골에 식객이 몰려온다 하니 놀랍다. 특별나 보이지도 않는데 어떤 노하우가 있기에... 장사도 운이 따라야 하는 법

이후 도심의 지루한 공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이렇다 할 볼 것 없는 길.
오늘 이 길이 나의 발바닥을 물집 투성이로 만들었다. 때로는 이런 길을 생략하고 건너뛰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해파랑길 종주는 자신과 도전이자 미션이다. 발바닥에 전해지는 통증을 참아가며 다시 걸어간다.

이정표가 어느 곳이나 잘 돼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마지막 종착지 폐쇄된 구 덕하역에 도착하고 3차 해파랑길은 마무리된다. 6코스 시발점 인 이곳에 인증 스탬프를 찍는다.
다음 코스인 6코스 덕하역 출발은 코스 대부분이 육산의 길이다. 회야강 따라 흐르는 물줄기는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 국가정원에 도달한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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