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곳 봉우리마다 전설이 살아있는 계룡산
계룡산은 행정구역상으로 충청남도 공주시·계룡시·논산시와 대전광역시에 걸쳐 있는 산이다. 산의 이름은 주봉인 천황봉(846.5m)에서 연천봉(739m)·삼불봉(775m)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마치 닭 볏을 쓴 용의 모양과 닮았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계룡산은 대전광역시와도 가깝고 접근성이 좋아 많은 관광객과 산객이 사시사철 찾는 산이다. 무속인의 성지, 신박한 도사들이 기거하는 장소로 알려질 만큼 계룡산은 기가 충만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풍수지리적으로도 뛰어나 정감록에는 이 씨 조선이 몰락하고 정 씨가 도읍을 옮긴다는 내용이 연천봉 바위에 암각 되어있고 환란을 피해 갈 수 있다는 조선십승지로 알려져 있다. 관음봉을 중심으로 주요 사찰인 신원사, 갑사, 동학사 등을 연결하는 등산로가 형성되어있고 어느 코스로 가던 준령을 넘어서야 정상을 열어준다. 주봉인 천황봉은 군부대가 주둔해있어 일반인은 통제되고 마주 보는 관음봉이 실제 정상으로 인증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춘마추갑(春麻秋甲) 이란 말이 있다. "봄에는 마곡사, 가을에는 갑사" 지난봄과 가을 두 번 다녀왔지만 겨울 계룡산은 아직 경험이 없다. 계룡사의 가을은 매우 아름답고 또한 자연성릉의 삼불봉은 겨울에 눈이 내리면 그 아름다움이 더 해진다고 하여, 계룡팔경 중 제2경인 삼불봉 설화(雪花)로 유명하다. 오늘은 계룡산의 겨울을 만나기 위해 새벽 버스에 오르기로 한다. 등산코스는 천정탐방지원센터 - 남매탑 - 관음봉 - 동학사로 내려오는 약 9.5km의 코스다. 이 구간은 무료입장할 수 있는 구간 이기도하다.
밀집 상가지역을 벗어나 등산로는 시작된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적이 드물기만 한 현실이 안타깝다.
얼마 걷지 않아 만나는 기암 바위 밑 자연동굴이 있고 출입금지 경고판이 달려있다. 무속인들이 촛불 꽤나 피웠을 만 장소로 보인다.
문골 삼거리 도착하고 완만 하지만 꾸준한 오름은 마른 계곡을 지루하게 지나며 남매탑까지 이어진다. 새벽부터 뿌리던 눈이 흙먼지를 덮어 주어 감사하다.
큰배재에 오르고 얼마 가지 않아 넓은 터에 남매탑이 있는 상원암에 도착하여 쉬어간다.
남매탑
이상보의 수필 ≪갑사로 가는 길≫에 등장하는 남매탑. 아름다운 전설을 간직한 남매탑은 계룡산 삼불봉 아래에 있다. ‘닭의 벼슬을 쓴 용’이라는 이름(鷄龍)처럼 바위 봉우리가 창처럼 치솟은 계룡산에서도 양지바른 터에 자리한다.
계룡산 상원암, 상원암은 동학사 산내 암자이고 남매탑을 지키는 탑전 같은 곳이다.
남매탑에서 삼불봉 오름도 맵다. 삼불봉 정상 200m 전 우회로가 있으나 돌아가면 백번 후회한다.
이윽고 터지는 조망 포인트
솔잎 사이 솜사탕 가득 채우고
찌푸린 하늘이 삼불봉에 오자 거짓말처럼 파란 하늘이 열린다. 호랑이 장가라도 가는 날일까?
삼불봉≫ 멀리서 올려다보면 세 부처의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천황봉(845.1m)을 비롯하여 쌀개봉, 관음봉, 문필봉, 연천봉 등이 한 폭의 한국화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산의 능선이 닭 볏을 쓴 용의 형상이라 하여 계룡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계룡산의 백미, 자연성릉을 걷다
칼로 갈라 친듯한 암봉은 자연이 만든 성과 같다 하여 자연성릉으로 불린다. 천연 요새와 같은 자연성릉
뒤돌아본 삼불봉의 자태에 반한다.
뒤돌아 신묘한 삼불봉을 당겨보고
척박하게 뿌리를 내린 석간송이지만 하얗게 치장한 채 산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멋진 뷰에 한참을 머문다.
환상적인 상고대 기암과 어울린 계룡산 설경 삼매경에 푹 빠진다
백미의 겨울 자연성릉은 하이라이트 구간이라 할 수 있다. 정말 멋지다
공주 반포면 방향을 내려보고
관음봉을 향한 기나긴 천국의 계단을 오른다. 지옥인지 천국인지 길고 길다.
천국의 계단에서 바라본 자연성릉. 걸어온 길이 파노라마와 같이 펼쳐지는 자연의 대 서사시라 할 수 있다. 아름다운 길이다. 근심을 잊게 하는 길, 자연과 숨 쉬고 동화돼 가는 감동길, 위대한 자연이 빚어낸 작품을 보며 긴 날숨 후 발길을 돌린다.
산의 모습이 후덕하고 자비로운 관세음보살과 흡사하다는 관음봉 정상
관음봉 정자 아래 이정표에서 동학사로 방향을 잡는다
꽤나 급한 경사가 한동안 고도를 낮춘다. 은선폭포 전망대에 와보나 건폭으로 물이 말라있다.
하산길 올려본 능선
긴 계단을 내려오며 만나는 전망대. 좌측으로 갑하산부터 아래로는 동학사가 위치하고 있다.
시야에 들어온 동학사
은선폭포입구의 계곡은 폐쇄되고 우회 데크로 가 신설되었다.
동학사
충청남도 공주시 반포면 계룡산(鷄龍山)에 있는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승려 상원이 창건한 사찰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구니 사찰이다
대웅전을 둘러보고
일주문을 나오기까지 짧은 거리에 미타암, 길상암, 문수암 등 벽을 사이에 두고 암자가 차례로 위치해있다. 동학사의 산내 암자이다.
오늘로 3대 사찰을 통한 계룡산 주요 등산로 탐방을 마칩니다. 어느 곳을 들머리를 잡던 뿜어지는 수려한 경치와 산세는 우리나라 두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유임을 알게 됩니다. 겨울에 가보는 설경 삼불봉의 자연성릉은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길의 하나였습니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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