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거리 : 14.1km
2022년 10월 23일 노인봉-소금강계곡
이른 아침부터 적지 않게 뿌리는 가을비는 진고개 정상부터 산객의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초입부터 물든 마른 단풍잎이 절정이라기 보단 저물어가는 가을 만추에 가까워 못내 아쉬움을 안은채 고위평탄을 지나 앞으로 앞으로 말없이 잰걸음질을 할 뿐이다.
수북한 낙엽이 쌓여 나목이 되어가는 참나무의 모습에 허전함은 무엇일까? 그저 자연적 현상일 뿐인데...
떨어진 낙엽은 거름이 되어 내년 새 삶의 자양분이 될 것이다. 벌거벗은 나목은 추운 한겨울 땅 깊은 곳에서 뿌리를 맞잡은 채 희망의 봄을 기다리며 서로를 의지하고 살아갈 것이다.
해발 1,330m의 고봉이지만 진고개로부터의 등산은 어려움 없는 산행길이다. 화강암 덩어리의 고봉은 "멀리서 백발의 노인 모습과 흡사하다"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가을비와 안개에 감춰진 자태가 신묘스럽고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봄에 새순을 돋을 때 사람들은 희망을 말한다.
새순은 꽃을 피우고 온산을 노랑과 연분홍으로 변할 때
사람들은 시인이 된다
한여름 영원할 것 같던 푸르른 숲도 점차 오색으로 변해갈 때 사람들은 생각이 깊어진다.
가을은 사람들을 사색의 철학자로 만든다.
무인 대피소에서 잠시 추위를 피해 일행들과 따뜻한 음식과 커피 한잔으로 몸을 추슬러본다.
가을 속으로...
反轉
비옷을 입은 채 거추장 스런 걸음을 하던 때 우리는 희망을 본다
낙영폭포에 이르자 가을이 다시 살아났다.
마른 잎이 오색으로 비를 맞은 채 빛나기 시작한다.
비바람에 떨어진 낙엽조차 예술이다.
바람에 날려 떨어진 낙엽이라기엔 화려함이 너무나 조화롭다. 자연은 위대한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이다.
조화와 비 조화로 극적 감동을 만들어낸다.
기암이 즐비한 만물상과 만난다.
거대한 암반으로 심어진 푸른 소나무가 분재가 되어 경이롭게 보인다.
아홉 마리의 용이 아홉 개의 폭포에서 나왔다는
구룡폭포
신기하다 쳐다보고
식당암에 이른다
아무리 좋은 카메라도 인간의 눈을 넘지는 못한다고 한다. 말로 다 표현함이 부족한 게 아쉽구나~
명주 청학동 소금강. 작은 금강산이라 하여 소금강이라 한다. 지금은 오대산 국립공원에서 관리되고 있다.
금강사 건너 큰 바위에 소금강이라 적혀있다.
가을은 여심일까
가을 가득한 소금강 계곡을 따라 걷는 트레킹이었습니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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