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산(鎭山)이라 함은 '예전에 나라의 도읍이나 성시의 뒤쪽에 있는 큰 산을 이루던 말이다' 오늘 포스팅 할 금정산은 바로 부산의 진산이다. 소재지는 부산광역시 금정구와 경상남도 양산시 동면에 걸쳐있는 산으로 전설로는 '한 마리의 금빛 물고기가 하늘에서 내려와 그 속에서 놀았다' 하여 금정(金井)이라 이름 지어졌다고 신증 동국여지승람을 통하여 전해지고 있다. 이로 인하여 절을 짓고 그 이름을 범어사(梵魚寺)라고 하였다. 따라서 금정(金井)은 금어(金魚)가 사는 바위 우물에서 유래됐다고 생각한다.
장마철 산행은 여간해서 비를 예측하기 어렵다. 물론 기상청의 예보에 의지하고 있지만 종종 예보가 엇갈리게 하여 허탈감도 경험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산은 늘 그 자리'에 있기에 무리한 산행은 자중하자, 자연의 순리와 역행하지 말자' 오늘 산행할 곳은 부산의 대표선수 금정산과 장산이다. 전일 부산지역 물폭탄과, 침수로 인한 인명 피해마저 생겨 신경이 많이 쓰이지만, 다행히 비는 줄어 가고 있고 상황에 따라 무리한 산행은 취소하기로 하고 0시에 무박으로 부산행 버스에 오른다. 난데없이 '영화 부산행' 이 떠오르는 이유가 ㅋㅋ... 기차가 아니라 다행이다. ㅎㅎ
• 산행일자 : 2020년 7월 24일
• 산행코스: 범어사 - 고담봉 - 북문 - 원효봉 - 금정산성 - 동문 - 동문주차장 약 3시간
• 날씨: 우중산행
오랜만에 진행하는 무박산행이다. 출발부터 뿌리는 비는 안동, 경주 구간을 통과하며 폭우로 변한다. 심란하다... 경주휴게소를 들렸으나 영업시간이 아니라 야외서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다시 부산으로 떠난다. 시위하듯 쏟아지던 빗방울은 거짓말처럼 순해진다. 한창 약해진 비에, 04시 30분 짙은 어둠 속 랜턴 불에 의지하며 천 년 고찰 범어사 옆을 지나 고담봉을 향하여 걸어간다. 쏟아지는 빗속에 어떤 말이 필요할까 그냥, 앞사람의 랜턴 불빛 따라 묵언 수행하듯 길 따라간다. 행여나 앞사람 놓칠세라 걸음들이 바빠진다. 척척척~!! 이 분들 따라 걷다 자칫 오버페이스 되기 십상이다. 그냥 내 페이스에 집중한다. 가다 보면 후미는 자연스레 합류하여 만나게 된다. 얼마를 가니 벌써 오버 페이스 한 분들 뒤로 밀리고 자연스레 함께 동행한다.
큰 비가 내렸지만 다행히 등산로는 큰 유실이 없어 산행하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평소 같으면 먼지가 날릴 텐데 등산로에 빗물로 인해 군데군데 파여 작은 도랑을 만들며 물길을 내어주었다. 시작한 지 20분 더운 날씨는 아니지만 우의를 입은 채라 습하고 더워 비에 젖는지 땀에 젖는지 속옷까지 흠뻑 젖는다.
서로 그리워 하나, 그러나 만날 수 없습니다. 운명이니까요...
꽃이 필 때면 잎을 볼 수 없고, 잎이 자랄 때면 꽃은 떨어짐으로 서로 볼 수 없습니다.
나의 이름은 상사화입니다
범어사 등산로 옆으로 피어난 상사화가 빗속에 피어나 있다.
상사화에 관한 여러 슬픈 설화는 드라마 '전설의 고향'을 즐겨본 사람이면 한 번쯤 접했으리라 본다.
'화엽불상견 상사화(花葉不相見 相思花)' 꽃과 잎은 서로 만날 수 못하지만 서로 끝없이 생각한다는 뜻으로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금정산은 화강암의 암릉과 육산이 조화로운 볼거리가 많은 산이다. 아쉽게도 오늘은 날이 밝아도 시계가 좋지 않아 볼 수가 없을 것 같다.
등산로라기보다 임도 수준인 등산로는 널찍하고 고담봉 가기 전 300미터 갈림길 까지 완만하게 높여가며
완만한 오름 길이라도 습하고 바람이 없어 덥다. 고담봉 0.3km 삼거리에 도착 후 조망은 없어도 능선의 바람이 속살에 파고들며 시원함에 잠시 머무른다. 시계가 좋았다면 건너 화강암 돌덩이의 집합체인 고당봉을 보았을 것이다.
삼거리서 숲길을 따라 산으로 이어지다 우측 목책 계단으로 가파르게 오르면 거대한 화강암 돌덩어리가 눈앞에 나타나고 잘 만들어진 나선형 데크를 따라 정상까지 오르게 된다.
고당봉 정상 도착하나 시계 불투명 조망은 없다. 쉬엄쉬엄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화강암의 풍화작용에 의해 바위 정수리에 구멍이 생겨 마르지 않는 금빛 샘이 있다는 곳. 비가 와 미끄러워 패스한다^^
금정산은 수량이 풍부한 곳이다
북문을 통과한다. 북문을 빠저 통과하면 범어사로 가는 길
산성길 위로 거미줄이 촘촘히 장맛비를 이겨내고 있다. 누가 거미의 아침 식사가 되어줄까...
오늘의 하산 지점인 동문 3.3km 지점 / 꾸준한 오름길로 원효봉을 향하여...
낙동정맥이 지나는 원효봉에서 인증을 한다.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조선시대 산성인 금정산성은 국내에 가장 큰 규모의 산성으로 조선시대 해안 관방 체계의 중요한 국방사 연구자료라 한다.
숲길 따라 이런저런 길을 산책하듯 걸어가다 보면 동문에 도착한다
어쩌다 매번 비 오는 날만 산행을 다녀옵니다. 부산의 진산 금정산 고담봉과 금정산성의 역사의 산성길을 따라가며 비록 우중산행으로 아쉬움과 즐거움이 교차하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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