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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따라 길 따라

억새꽃 필 무렵 민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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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의 민둥산 축제는 해마다 시월이면 은빛 물결 억새를 보기 위해 전국의 상추객(爽秋客)들로 붐빈다. 1193m의 7부 능선부터 피어 나는 억새의 장관이 올해는 코로나의 여파로 전면 취소되었다. 드넓은 주능선 일대의 참억새꽃은 10월 중순부터 피어나 11월 초 까지 피어나며  아직은 이르지만 일찍 가을을 담고 싶은 욕구는 민둥산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한다.

 

민둥산 정산군 남면과 화암면 사이에 걸쳐있는 산으로 예전 정선에는 화전민이 거주하였다고 전해진다. 억새가 많은 이유는 산나물을 얻기 위해 매년 한 번씩 불을 질렀기 때문이라 한다.


산행정보 제1코스부터 5코스까지 다양한 접근로를 통하여 주능선에 이를수 있고 주코스는 대부분 증산초등학교에서 시작하여 원점회귀하고 있으나 차량 회수가 가능하면 삼내 약수와 화암약수를 종주하는 코스를 선택할 수도 있다.

 

산행코스 제1코스 증산초등학교 - 청룡사 - 완경사 - 정상 - 급경사 - 청룡사 -증산초등학교 6.1km

 

 

 


민둥산 입구에서 우측으로 증산초등학교 주차장에 주차가 가능하며 무료이다. 초등학교 아래 제 1주차장이 따로 있으며 화장실도 있다. 시즌 중에 자리가 없으면 능전마을 제 2 주차장으로 이동해야 하나 코로나 여파로 현재는 한적한 모습이다.

 

초등학교 모습이 컬러플하여 동화나라 모습

 

아치교를 지나 청룡사에서 좌측 들머리로 올라간다.

 

청룡사 

 

초반 산 허리 까지 잠시 된 오름이 시작되고

 

 

곧이어 완경사와 급경사 등산로를 선택하는 이정표에 이른다. 완경 사는 600m를 사면으로 길게 우회하여 돌아가나 급경사는 주능선 전까지 가파른 오름길로 가야 한다.  완경사로 접근하고 급경사로 하산을 선택하는 게 일반적인 선택이다.

 

 

길은 비가 온 뒤라 미끄러운편이고 하산 시 주의가 필요하더라~ 야생화가 등산로에 많이 피어있고 물봉선화나 달개비가 군락지를 이룰 정도니 원래 이곳이 습한 지형인 듯 싶다. 가을 전령사 야생화는 포스팅을 따로 준비해 보도록 한다.

 

 

완경사를 따라 야생화를 즐겨보며 임도에 도착하게된다. 정상 1.02km 지점, 이곳에 매점을 운영하며 음식을 팔았다는데 모든 것이 한적 하기만 하다. 좌측 50m 지점에 비교적 깨끗한 간이 화장실도 마련돼있다.

 

 

7부 능선쯤에 도달하며 조망이 열리기 시작하며 시원한 바람이 상쾌하나 땀이 식으면 어느새 한기를 느낀다. 어느덧 선선한 계절이 온 거 보니 등산하기 딱 좋은 계절이 왔다. 커다란 나무와 전망대 가 있고 심술 궂은 바람은 구름을 몰고 다니며 하늘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한다.

 

 

 

 

쉼, 오름을 반복하며 주능선에 도착하니 아직은 덜 피어난 억새가 파란 하늘에 멋진 ' 뷰' 를 연줄 하고 있다. 비록 은빛의 출렁이는 감동의 억새는 아니더라도 갈색과 초록이 어울리는 풍경에 상추객의 들뜬 마음을 흔들기 충분해 보인다.

 

정상 직전

 

심술 바람이 정상 직전 보여주던 파란 하늘을 운무로 닫아 버렸다.

사전적 의미로 민둥산은 나무가 없는 벌거숭이 산을 말하고 식물학적으로 억새는 "외떡잎식물 벼목 벼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오랜 세월 외세로부터 침략 받고 보릿고개를 지내던 가난한 서민의 한과 같은 표현이 깃들인 풀이다. 아마 이곳의 화전민의 억센 생활 터전이 만들어낸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만큼 강인하고 모진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는 아이콘으로 표현 되곤한다.

 

민둥산 정상

 

철없는 민들레가 홀로 정상석을 지키고 있더라~ 서양 민들레는 가을에 꽃을 피운다.

 

 

민둥산은 석회암이 용해되면서 그 침전물이 오랜 기간 퇴적되어 생긴 카스트로 지형이다. 

돌리네 : 석회암 지대에서 석회암의 용식(溶蝕) 또는 함몰로 인해 지표면에 생긴 타원형의 와지로 민둥산이 대표적인 돌리네 지역이다. 산 아래 마치 분화구 같이 생긴 씽크홀에 담수 되어 있는게 인상적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멀리 함백산 방향과 우측 증간 민둥산역이 내려다 보인다

 

정상부에 설치된 여러 가지 포토존

문명의 기기가 발달하기 전, 지금은 잊혀진 소품 정도로 생각하는 우체통은 한때 소식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사랑 받아왔다. 손글씨로 정성을 담아 예쁘게 소식을 보냈던  빨간 우체통의 추억이 그립다. 누군가의 소망을 담아 얹혀 비바람을 견디어낸  돌탑도 눈에 들어온다. 

 

 

다시 하산길로 들어 완, 급경사 갈림길 이정표에 도착하고 급경사로 길로 방향을 잡으며 주변의 황홀한 억새의 풍경에 탄성을 지른다

 

 

 

 

 

 

아쉬움에 다시 뒤돌아 보게 만들고 가야 할 길을 재촉한다.

 

 

가을의 대표적인 야생화 쑥부쟁이인데 '미국쑥부쟁이'가 꽃을 피우고 있더라
고려엉겅퀴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오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지나는 사람들 같이 저 멀리 가는 걸 보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있는 나무들 같이 하늘 아래 모든 것이 저 홀로 설 수 있을까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날 저물도록 몰랐네  -윤도현-

 

 

 

 

 

아직 이른 초록 억새가 여물어 은빛, 황금빛으로 변할 때 얼마나 더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할까... 소슬바람에 스쳐 깊어가는 고향의 가을 정취가 그립기만 하다.

 

 

 

그렇게...

 

 

한걸음 더 가을은 내게 가까이 오고 있다.

 

 

급경사를 내려오면 임도와 다시 만나고 길은 순해진다.

먹거리 쉼터

 

그놈의 흔적... 흙이 마르지 않은 것 보니 새벽에 다녀간 것 같더라

 

하산 시 외발 자전거인지 동호회분들이 내려오기에 재미있어 허락을 받은 후 찍어봤다. 보기에도 위험해 보인다. 인간의 도전에는 끝이 없는가 보다.

 

 

민둥산 야생화

 

 

 

가을을 즐기러 찾아온 정선의 민둥산에서 답답했던 가슴을 잠시 내려 놓고 갑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개별 산행으로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다녀 갑니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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