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 되니 산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옵니다. 만물이 생동하는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하면 찬바람의 가을은 그동안 계절을 지배했던 초록을 점차 만산홍엽의 물결로 수 놓아 버립니다. 시월이 되면 찾아오는 단풍은 첫 눈이 오기까지 계절을 화려하게 물들이고 상추객의 마음 또한 심쿵하게 만들어갑니다. 그러고 보니 화투장의 단풍도 열 끝을 뜻하네요. 시월이란 계절은 추수를 마치는 농촌의 넉넉함도 곁들여 있는 풍성한 달이지요. 적어도 "시월의 마지막 밤"까지는요. 그렇지만 현실은 코로나 19와 사투를 벌이는 녹녹지 않은 환경이 쓸쓸한 여운을 남깁니다.
추석의 연휴기간 가까운 치악산을 방문합니다. 아직은 기대하지 않은 단풍을 탐색하는 정도로 오릅니다.
2020년 10월 2일, 황골탐방센터 주차장에 도착하니 만차였습니다. 하산 시 길가에 까지 노상 주차를 하고 있더군요. 주차비는 5천원이고, 주차장에는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깨끗한 화장실이 준비돼 있습니다. 전국의 여러 산을 다녀봐도 치악산처럼 쾌적한 화장실은 보지 못했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원주에 있어서인가요?
황골 탐방로는 보수관계로 입산이 금지돼있으나 연휴기간 임시 개방되었습니다.
오늘 산행코스는 가볍게 원점 산행으로 보통은 넉넉히 4시간 이전에 산행을 마칠 수 있지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찬천히 단풍을 찾아 떠나 봅니다.
황골탐방센터 - 입석대 - 황골 삼거리 - 쥐너미재 -비로봉 -황골탐방센터 약 8km
입석사 까지는 아스팔트 도로 따라 1.6km 오르막입니다. 이곳을 찾는 등산객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구간입니다.
맑은 물소리, 바람소리와 함께 계곡을 따라 올라가며 가을 야생화가 주변에 피어 있었습니다. 가을이 가을 가을 부릅니다.
입석사까지 앞으로 두 곳의 화장실이 더 있지요.
입석대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바쁜 걸음 하시는 분들은 지나치곤 합니다. 처음 방문한다면 들려보길 권합니다.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 전하고 남아있는 석탑과 마애불좌상으로 볼 때 고려시대까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지금의 대웅전은 1992년에 건립되었습니다.
대웅전 뒤로 계단을 올라서면 거대한 입석을 만납니다.
입석대는 관내 고3 학생들이 수능 백일 기원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코로나로 안 할 거라 생각되는군요.
2014년 아들 수능 대박 기도 후 오늘은 겸사겸사 취업기도를 드려봅니다.
삼성각 아래 맑고 깨끗이 관리되어 등산객의 목마름 갈증을 해소해주던 우물이 웬일인가요? 청태가 끼도록 관리가 안되는군요.
비로봉 2.5km 황골 탐방로 시작 지점입니다.
탐방로 보수작업이 이런 것이었군요.
입석대 삼거리까지 0.6km의 악명 높은 너덜겅 길이 보수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악명 높은 황골 너덜겅은 역사 속의 길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입석대 삼거리 너덜겅이 끝나는 지점입니다. 이곳 역시 돌계단이 보수되고 있군요. 황골 삼거리까지 완만한 오름길이 지속됩니다. 쉬어가는 평상도 새로 설치했군요.
푸릇푸릇한 등산로가 고도를 높임에 따라 점차 단풍으로 곱게 수놓아 가고 있네요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라도 쓰고픈 순간입니다.
황골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남대봉 쪽에서 종주팀들도 올라옵니다.
황골 삼거리에서 비로봉이 조망되지요
쥐너미재 통과
쥐너미전망대에서 바라본 삼봉과 투구봉
헬기장에 도착하고 비로봉이 좀 더 가까워 보입니다.
당겨보고
오가며 길동무 삼아 바라보던 고사목, 세월의 힘이 버거운지 쓰러지고 말았군요.
바람에 서둘러 떨어진 낙엽도
목책 계단에 뒹구르는 낙엽조차 그저 아름답습니다.
황장금표 하늘로 뻗은 곧은 줄기와 튼튼한 재질의 금강소나무는 예부터 궁궐이나 관청의 건축재료로 쓰였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함부로 벌목해 가지 못하도록 바위나 돌에 표식을 해놓았는데 그 표식을 황장금표라고 한다.
세렴폭포로 하산하는 계곡 탐방로는 보수 관계로 통행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비로봉 오르기 전 300m 힘을 짜내는 구간이지요.
정상이 보입니다.
예전에는 이곳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서 치악산을 적악산(赤岳山)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비로봉에는 세 개의 석탑이 있습니다. “치악산 비로봉에 세워진 돌탑은 원주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던 용창중이라는 사람이 꿈에 비로봉 정상에 3년 안에 3기의 돌탑을 쌓으라는 신의 계시가 있어 혼자서 탑을 쌓았던 것인데, 1962년 9월 처음 쌓기 시작하여 1964년 5층으로 된 돌탑을 모두 쌓았으나 1967년과 1972년에 알 수 없는 이유로 무너졌던 것을 용창중 씨가 각각 그해에 복원하였다. 1994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벼락을 맞아 무너진 것을 치악산 국립공원사무소가 복원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미륵불 탑 중 남쪽의 탑은 `용왕탑`, 중앙의 탑은 `산신탑`, 그리고 북쪽의 탑을 `칠성탑`이라고 한다.” (용창중씨는 1974년 작고하였음)` 자료글 입니다
연휴기간 많은 등산객들이 치악산을 찾은 모습입니다. 정상은 차가운 바람에 춥더군요. 탐방하시는 분은 보온 옷을 꼭 챙겨 오셔야 합니다.
새롭게 시작한 국립공원 스탬프투어 2회차를 기록합니다.
가을 하늘과, 구름, 단풍, 따뜻한 커피 한 잔 하며 한참을 쉬어갑니다. 치악산 단풍은 시월 셋째 주를 지나며 절정을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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